■인터뷰 이모저모
▼한미일 대표신문 함께 만나
‘글로벌 코리아’ 청사진 제시▼
“일부 내용 취임뒤 말하려 했는데 미리 해버렸다” 농담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일 대통령 당선 이후 첫 인터뷰를 ‘한미일 대표신문 공동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동아일보, 일본에서는 아사히신문, 미국에서는 월스트리트저널이 각국 ‘대표신문’으로 참여했다.
이 당선인은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한나라당 대선 후보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본보와 인터뷰를 한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김영삼 정부 때부터 4번에 걸쳐 일본 언론 중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대통령 당선인을 인터뷰한 신문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대표적 신문으로 경제를 중시하는 이 당선인이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신문이다.
‘3국 대표신문 공동 인터뷰’ 방식은 역대 대통령 당선인이 했던 인터뷰 형식과 차별성을 보였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국내와 외국 언론을 구분해 각기 달리 인터뷰를 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건물 내 접견실에서 2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했다.
이 당선인은 유럽연합(EU)이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 줘야 한다고 언급한 뒤 “취임한 뒤 언급하려고 했던 내용인데 미리 말해 버렸다. 기사 쓸 때는 빼 주면 안 되겠느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특히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발언에 신중했다. EU가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6자회담 참가국의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으려고 보충답변을 했다.
또 자신의 이야기가 일본과 미국 언론에 제대로 전달되게 하기 위해 자신이 말한 뒤 일본어와 영어 통역관에게 “제 얘기 이해했어요?”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경제 분야 질문에 대해서는 각종 수치와 일정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각종 투자 규제는 2월 국회에서 처리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현재 대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00%가 안 된다”, “골프장 건설에 770개의 도장이 필요하다는데 문제는 도장 개수가 아니라 시간으로 2∼3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현재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은 연간 1200만 명인 반면 들어오는 관광객은 600만 명에 불과하다” 등등.
하지만 이 당선인은 이날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