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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힐러리-오바마에 ‘분산투자’

입력 | 2008-02-04 02:45:00


‘36만2000달러와 32만1000달러’.

미국 월가 최고의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지난해 각각 전달한 후원금이다. 미리 후원금 액수를 맞추기라도 한 듯 큰 차이가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대선 후보들의 후원금 모금 내용을 보도하면서 골드만삭스의 후원금 지원은 투자회사들이 리스크(위험)를 피하기 위해 구사하는 헤지(hedge) 전략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정치적 영향력에서도 분산투자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주요 대선 후보들에 대한 정치후원금 총액은 4억7700만 달러. 이 중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이 낸 후원금은 120만 달러이다. 이들은 투자은행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19만5000달러를 후원했다. 공화당 후보 중에선 제일 많은 액수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는 7만7000달러, 최근 사퇴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에게는 9만9000달러를 전달했다.

정보기술(IT) 회사 중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후원금 지원 내용이 비교가 된다. IT업계의 ‘구세대 지존’인 MS 임직원들은 힐러리 후보에게 12만9000달러를 전달했다. 반면 ‘신흥 강자’인 구글 임직원들은 변화를 상징하는 오바마 후보에게 13만5000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후보 개인별로는 힐러리 후보가 지난해 1억1800만 달러로 가장 많은 정치후원금을 받았다. 이어 오바마(1억400만 달러) 후보, 줄리아니(6200만 달러) 후보, 롬니(5500만 달러) 후보, 매케인(4200만 달러) 후보가 뒤를 이었다.

후원금을 낸 개인들이 소속된 회사를 기준으로 분류하면 상위 10개 회사 중 8개 회사가 ‘돈을 만지는’ 월가의 투자회사들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소액 후원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오바마 후보도 골드만삭스(32만1000달러), UBS(23만 달러), 씨티그룹(20만7000달러), 리먼브러더스(20만6000달러) 등 투자회사들로부터 상당한 후원금을 받았다.

최근 공화당 선두주자로 부상한 매케인 후보는 월가 투자회사들의 후원금을 많이 얻지는 못했다. 다만 10년 이상 매케인 후보를 위해 모금을 주도해 왔던 존 테인 씨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메릴린치 임직원들은 그에게 14만 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