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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계 통신료 인하 ‘생색내기’ 논란

입력 | 2008-02-04 17:12:00


SK텔레콤이 4일 내놓은 통신비 인하 대책이 발표 직후부터 논란을 빚고 있다.

SKT는 △가족 할인제도 도입 △장기가입고객 망내 통화 할인율 확대 △무선인터넷 월 정액료 할인상품 출시 등을 통해 가계 통신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일부 가입자, 경쟁 이동통신업체 등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기존 고객의 타사 전환을 막고 시장을 SKT 중심으로 고착화하기 위한 새로운 요금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 등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부분은 가입자 망내 할인제도.

SKT는 "3월부터 2년 이상 장기 가입 고객에게 망내 통화 할인율을 최고 8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녹색소비자연대는 "이는 장기 가입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시장 지배 사업자의 독점 지배력이 공고화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지적한 뒤 "이에 대한 당국의 적절한 독점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할인 제도에 대해서도 시민단체 등은 "특정 상품 가입자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새로운 요금상품"이라고 비난했다.

SKT는 4월부터 'T끼리 온가족 할인제도'를 시행하고 가족 구성원 전체의 가입 연차를 합산한 연수에 따라 모든 가족 구성원의 기본료를 최저 10%에서 최고 50%까지 할인해 주겠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통신비를 낮춰주겠다는 게 아니라 가입자 이탈을 막겠다는 조치"라는 것.

녹색소비자연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SKT 상품을 다양하게 디자인하는 정상적인 영업행위를 하면서 마치 소비자가 혜택을 입는 것처럼 과장 확대 왜곡했다"며 "SKT가 이날 발표한 대책은 표준적인 요금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비자의 요금인하 요구를 회피하려는 기만적인 태도"라고 비난했다.

LG텔레콤도 보도 자료를 내고 "SKT의 가족할인과 장기가입자 망내 할인제는 선발 사업자가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고 경쟁사로부터 가입자 유치 및 통화량 증대로 수익을 보존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라며 "아직 인수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하나로텔레콤과 결합 상품 시판을 통한 혜택 제공 등을 언급하는 것도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T측은 "SKT 고객과 장기가입자들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드리기 위한 마련한 방안"이라며 "시민단체 등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