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신인상은 1952∼53시즌에 제정된 뒤 그동안 공동 수상자를 세차례 배출했다. 1971년 데이브 코언스와 조프 패트리, 1995년 그랜트 힐과 제이슨 키드, 2000년 엘턴 브랜드와 스티브 프랜시스가 그들이다.
국내 프로농구에서는 신인왕을 나눠 가진 사례가 없었지만 올 시즌에는 그럴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경쟁이 뜨겁다.
모비스 센터 함지훈(200cm)과 SK 가드 김태술(180cm).
함지훈은 용병들과 당당히 맞서 올 시즌 팀 내 1위인 평균 16.4점에 6.1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선수가 팀 내에서 최고 득점을 올린 경우는 그가 유일하다.
김태술은 평균 7.9어시스트로 이 부문 선두를 질주하며 공수를 조율하고 있다. 김태술을 앞세운 SK는 6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꿈을 부풀리고 있다.
함지훈은 “태술이는 루키답지 않게 최고로 보인다”고 치켜세웠고, 김태술은 “골밑에서 용병과 맞서기 어려울 텐데도 지훈이는 너무 잘한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둘 다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야망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대학 때도 신인상을 다퉜는데 임휘종(삼성)에게 돌아가 아쉬움이 컸다. 평생 한 번뿐인 기회에서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도 시즌 막판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