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이 이제 꼭 12일 남았다.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현행 18부 4처인 정부 조직을 13부 2처로 줄여 알뜰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게 지난달 16일이다. 한 달이 다 돼 간다. 그런데도 새 정부 조직 개편안은 국회 제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의 반대로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오늘이 사실상 새 정부 ‘정시(定時) 출범’의 시한이나 다름없다. 이대로 가면 국정 파행을 피할 수 없다.
손학규 신당 대표에게 묻고 싶다. 25일 0시를 기해 출범하는 차기 정부가 이명박 정부인가, 아니면 손학규 정부인가. 신당은 인수위가 졸속(拙速)으로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차기 정부 5년을 성공한 정부로 만들기 위해 가장 고심한 사람들이 누구이겠는가. 새 정부의 조직 개편은 어디까지나 앞으로 5년간 국정을 끌고 갈 이 당선인의 책임이다. 손 대표와 신당의 견제와 비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 조직 모델에는 정답이 없다. 이 당선인은 13부 2처를 ‘작은 정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처 몇 개의 기능과 조직을 통폐합했다고 작은 정부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당은 한나라당이 통일부 폐지를 철회하자 여성가족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도 살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당 부처 존폐의 당부(當否)를 떠나 오직 어떻게 하면 여성, 어민, 농민 표를 한 표라도 건질 수 있을까 하는 총선 전략밖에 없는 듯한 태도다.
손 대표는 아니라고 부인할 자신이 있는가. 정말 여성부 해양부 농진청이 없으면 나라가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는가. 손 대표는 신당이 정말 그 정도로 연구하고 고민했다고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할 수 있는가.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은 그제 당 대 당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이다. 손 대표가 과연 정부 조직 개편안을 제대로 들여다볼 정신이나 있었는지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