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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晩飯少吃口, 活到九十九

입력 | 2008-02-15 02:59:00


晩(만)은 해질녘 또는 황혼 무렵을 가리키며, 또 늦은 밤을 가리키기도 한다. 늦다는 뜻도 있으니, 大器晩成(만성)은 크게 될 사람은 늦게 이루어짐을 비유하는 말이다. 또 늙다는 뜻도 있다. 晩年(만년)은 老年(노년), 晩境(만경)은 老境(노경)과 같이 늘그막을 뜻한다. 飯(반)은 밥이다. 음식물을 총칭하기도 하고 먹거나 먹이다의 뜻도 있다. 밥과 같이 먹는 반찬은 따로 饌(찬)이라고도 한다. 餐(찬) 역시 음식 또는 먹다의 뜻이다. 晩飯(만반)은 저녁밥으로서 晩餐(만찬)과 같다. 少(소)는 적다 또는 젊다는 뜻으로, 각기 多(다) 또는 老(로)와 상대적인 의미이다.

吃(흘)은 먹거나 마신다는 뜻으로, 현대 중국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吃飯(흘반)은 밥을 먹는다는 뜻이며, 또 생활한다는 뜻도 있다. 같은 의미의 글자로 喫(끽)이 있다. 역시 먹거나 마신다는 뜻과 喫煙(끽연)처럼 담배를 피운다는 뜻도 있다. 여기의 口(구)는 단위를 나타낸다. 活(활)은 死(사)와 상대적으로, 살다 또는 생존하다의 뜻이다. 活剝生呑(활박생탄)은 산 채로 껍질을 벗기고 삼킨다는 뜻으로, 남의 문장이나 저술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옮겨 사용하는 것을 비유한다. 到(도)는 도달하다는 뜻이며, 또 그 지점을 표시하기도 한다.

중국인의 양생법에서는 7할만 배부르게 먹으라고 권한다. 가장 기피하는 것은 폭식과 폭음인데, 특히 저녁 식사를 배불리 먹지 말라고 한다. 그 옛날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민간에서조차 먹는 것을 절제하여 건강과 장수를 꾀하였다. 오늘날 小食(소식)은 이미 건강을 위한 상식이 되었다. 그렇지만 가장 강한 욕망의 하나가 식욕이라니 절제하기가 그리 쉬울 리 없으리라. 袁枚(원매)의 ‘隨園詩話(수원시화)’에 인용된 ‘古樂府(고악부)’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