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베르나, 기아 프라이드, GM대우 젠트라, 르노삼성 뉴SM3 등 소형차를 타고 가다가 정면충돌 사고를 당할 경우 다리가 부러지는 등 하체에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함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이들 국산 소형차 4개 차종에 대해 안전성과 수리성을 조사한 결과 탑승자를 보호하는 종합적인 안전성은 4개 차종 모두 1~4등급 중 2등급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그러나 신체 부위별 안전성에서 머리와 목, 가슴 등은 이들 차종 모두 1, 2등급을 받은 데 반해 하체는 부위에 따라 3, 4등급이 나왔다는 것이다.
왼쪽 다리와 발의 경우 베르나, 프라이드, 젠트라가 최하위인 4등급을 받았고 오른쪽 다리와 발은 프라이드, 젠트라가 3등급이었다.
연구소 측은 "현재 교통안전공단 성능시험연구소가 실시하는 국가 공인 성능시험인 신차 평가 프로그램(NCAP)은 하체의 부상 위험도를 측정하지 않는다"며 "일부 차종이 NCAP에서는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받았으나 이번 실험에선 2등급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보험사고 통계의 상해 부위별 보험금 지급 내역에 따르면 복부(1944만6000원), 가슴(1003만원)에 이어 다리(646만6000원)의 치료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하체 부상의 위험이 높은데도 자동차 업체들은 NCAP 통과를 위해 에어백 등 상체 부상을 막는 안전장치 개발에는 투자를 많지만 상대적으로 하체 보호를 위한 개발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연구원의 지적이다.
한편 수리성 평가에서는 교환이 잦은 앞 범퍼를 평가한 결과 일체형 범퍼를 장착한 젠트라의 수리비가 분할형인 나머지 차종보다 수리비가 1.5~2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