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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억대 소득 농가의 비결 한곳에

입력 | 2008-02-19 06:32:00


22년째 시금치 농사를 짓고 있는 김진락(49) 씨는 18일 경북 영덕군 영해면 연평리 사계절농장에서 시금치를 수확했다. 시금치는 겨울이 제철이어서 요즘이 가장 바쁘다.

지난해는 1.4ha 크기의 농장에서 10만 kg을 생산해 1억45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 가운데 경영비용 3600만 원을 뺀 순소득은 1억900만 원가량.

군복무를 마치고 20대 중반부터 시금치 농사를 지은 김 씨는 영덕지역 특산물인 대게의 껍데기를 이용한 퇴비 등을 사용한 데다 동해의 바닷바람 덕분에 품질 좋은 시금치를 생산할 수 있었다.

‘시금치 일꾼’으로 불러 달라는 그는 “20년 전에는 연간 소득이 1000만 원 정도였다”며 “앞으로 물류센터를 만들고 자동세척 및 포장 시설을 갖춰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상주시 화개동에서 오이 농사를 짓고 있는 고건탁(48) 씨는 지난해 1억1000만 원가량의 순소득을 올렸다.

지난해 오이 9만7000kg을 생산해 총소득은 2억 원이지만 경영비용이 9000만 원가량 들어갔다. 비닐하우스의 난방용 기름값 부담이 크기 때문.

2대째 오이 농사를 짓는 고 씨는 “6월까지 출하를 하지만 올해는 햇볕이 좋지 않아 생산도 부진하다”며 “해마다 소득이 들쭉날쭉하지만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기술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농산물시장 개방의 여파로 경북지역의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부 농민은 ‘연구와 노력’으로 연간 소득 1억 원이 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 전체 농민 20만5500가구 중 지난해 연간 소득 1억 원 이상의 농민은 2696가구(1.3%)였다.

분야별로는 축산이 1380가구(51.1%)로 가장 많았으며, 과수 643가구(23.9%), 채소 261가구(9.7%), 식량작물 172가구(6.4%), 특작 137가구(5.1%) 등이었다.

억대 소득 농가들은 품질을 높이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했으며,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면밀히 살펴 ‘맞춤형 생산’을 하고, 전자상거래 등으로 전국적인 판매망을 구축한 공통점을 보였다. ▶표 참조

도내에서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린 농장은 안동시 서후면에 있는 정균덕 씨의 울림한우농장. 한우 1800마리를 사육해 지난해 올린 총소득이 48억6000만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경영비용 36억 원을 뺀 순소득은 12억1900만 원이었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1억 원 이상의 연간 소득을 올리는 농가 130여 곳을 선정해 이들의 성공 사례를 담은 책을 만들어 시군에 배포했다.

억대 소득 농가의 성공요인품목성공 요인식량작물
(벼, 콩)-시대 흐름에 맞춘 기능성 쌀 재배
-직거래 통한 중간 이윤 줄여 판매 활성화
-기계화로 생산비 절감 경영효율화
-저온 저장고 설치로 연간 고품질 쌀 생산

채소(부추, 토마토, 수박, 오이,
시금치, 딸기, 참외, 파프리카)-비닐하우스 과학적인 환경관리
-무농약 인증 통한 소비자 신뢰 확보
-친환경 퇴비 투입으로 지력 살리기
-선진 영농기술 연구 적용 노력과수
(사과, 포도, 배, 매실, 복숭아)-농장을 자녀 사랑하듯 관심 갖기
-소비자 기호 겨냥 맞춤형 과일 생산
-브랜드 알리고 리콜 등 서비스 강화
-영농일지 기록하며 문제점 해결

축산
(한우, 젖소, 돼지, 닭)-초음파 측정 통한 정밀한 품질관리
-철저한 혈통 관리로 고기 맛 향상
-한약재 부산물을 사료에 활용
-농장직원 복지 향상으로 주인의식 갖기특작
(버섯, 마, 인삼, 꽃)-기술정보 교류로 끊임없는 실험
-정밀한 환경관리로 고품질 생산
-소비자 위주의 소포장 단위 판매
-인터넷으로 전국적인 판매망 구축자료: 경북도 농업기술원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