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원 하던 신라면이 오늘부터 750원, 750원 짜파게티는 850원, 새우깡은 700원에서 800원으로 오른다. 사이다 주스 커피 요구르트 값도 인상 대기 중이다. 달러 기준 농산물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대비 35.8%, 올 1월 식료품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9% 올랐다. 지난해 전국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2.5% 증가에 그쳤다. 주부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곡물대란 탓이다.
▷지난달 14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대통령궁 앞에서는 시민 노동자 1만여 명이 시위를 했다. 전년도에 125% 급등한 콩 값이 다시 50% 올라 식품회사들이 공장 문을 아예 닫아버리자 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곳곳에서 물가상승 규탄 집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60가지 식품의 수출가격을 토대로 식품가격지수를 내 보니 2006년 14% 인상에서 지난해 37%로 급등했다.
▷경제성장으로 소득이 높아진 중국과 인도가 곡물 자원을 빨아들이고 있는 게 주된 원인이다. 중국인들은 1985년 1인당 20kg씩 먹던 고기를 2006년에는 50kg씩 먹는다. 쇠고기 1kg에는 8kg의 곡물이 들어간다. 자기들 먹을 것도 없다며 수출까지 제한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보리와 밀에 30%와 10%씩 수출세를 부과했고 우크라이나도 밀 옥수수 콩에 수출 한도를 정했다. 기상이변도 문제다. 호주는 지구 온난화로 지난해 밀 생산이 2500만 t에서 980만 t으로 급감했다.
▷곡물자원을 이용한 바이오산업도 수요를 부추겨 미국은 지난해 옥수수 생산의 3분의 1을 바이오 연료로 사용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식량안보’가 시급하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지난해 우리 곡물 자급률은 28.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뒤에서 세 번째다. 안정적인 농산물 확보를 위해 해외 유전처럼 해외 경작지를 확보할 필요도 있다. 식품 공급량의 3분의 1가량이나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도 줄여야 한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