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동부교육청앞 중학생 학부모 수백명 밤새워 순번 대기
“수요예측 잘못해 고생” 분통… 일부는 재배정 거부
학교 배정을 둘러싸고 인천 교육청과 학부모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15일 인천동부교육청에는 중학교 재배정을 받으려는 학부모 20여 명이 찾아와 밤을 지새웠다. 18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될 중학교 재배정을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16일에는 200여 명의 학부모가, 18일 오전 9시경에는 500여 명의 학부모가 더 몰려 경찰이 배치됐다.
이들은 다른 시도나 인천지역 다른 교육청에서 동부교육청 관내로 이사 온 신입생 학부모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신입생 재배정 원칙에 따르면 학교, 학년별 결원 범위 내에서 접수 순서에 따라 신입생을 배정하도록 되어 있다.
18일 1시간여 만에 390명이 중학교 배정을 받았지만 뒤늦게 도착한 학부모 중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남동구 논현2택지개발지구와 소래논현지구 거주 학부모 40여 명은 학교 재배정을 거부했다.
이들 학부모는 논현중과 동방중에 자녀를 입학시키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정원의 3% 내에서 재배정을 하도록 돼 있는 규정에 따라 논현중(11명)과 동방중(9명)에 배정을 받지 못한 채 인근 N중학교로 배정을 받자 재배정을 거부했다.
학부모들은 “버스 노선은 물론 N중학교가 남동공단에 위치해 교육 여건도 좋지 않다”며 “동부교육청이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 입주 등 교육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학교 정원을 늘렸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같은 갈등이 벌어진 것은 재배정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교육 수요를 예측해 학교 신설 등을 담당하는 부서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동부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재정과에서 넘겨주는 정원에 따라 학교 재배정을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학급 수를 늘리거나 학교 정원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논현2택지개발지구에는 3000여 가구가 입주했으며 올해 말까지 1000여 가구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어서 교육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