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구내 레스토랑’으로 진화하는 구내식당

입력 | 2008-02-21 16:12:00

현진에버빌 구내식당.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급식과 푸드코트를 결합한 복합 레스토랑 ‘델리아’(사진 위), CJ푸드시스템이 운영하는 프리미엄급 급식 브랜드 ‘엠키친’.


최근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업체들 사이에서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구내 레스토랑'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21일 급식 및 외식 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건설업체 현진에버빌 본사 직원식당은 호텔급 인테리어로 '구내 레스토랑'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회사 구내식당에는 일반 직원식당에서 사용하는 딱딱한 의자를 쿠션이 들어간 안락한 의자로 바꿨으며 플라스틱 식탁은 고급 원목 느낌의 식탁으로 교체했다.

여러 명이 회의를 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했다.

배식 도우미들과 영양사들은 고급 호텔 레스토랑 풍의 검은 정장 유니폼을 착용했으며 식당 한 켠에는 샐러드 바를 마련해 패밀리 레스토랑과 같은 분위기도 냈다.

한식, 중식, 양식은 물론이고 인도네시아식 등 고급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에스닉푸드도 내놓고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는 "점심시간에 밖에 나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진에버빌 관계자는 "줄서서 배식을 받고 서둘러 먹고 일어서는 경직된 구내식당 분위기에서는 식사시간이 즐거울 리 없다"며 "식사는 단순히 밥을 먹고 에너지를 채우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풀며 휴식을 취하는 활동인 만큼 분위기를 확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역 STX본사 구내식당 역시 '구내 레스토랑'급으로 분류된다.

레스토랑 못지않은 실내장식과 메뉴, 서비스는 물론이고 입주사들을 위해 '호프데이'까지 마련하고 있어 '술집' 역할까지 하고 있다.

STX점을 매일 찾는다는 한 입주사 직원은 "회식 때마다 음식점을 알아보는 게 고민이었는데, 구내 식당이 '구내 레스토랑'으로 바뀐 다음부터는 고민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밖에 무농약 친환경 쌀만 고집하는 동양인재개발원, 한정식 집에 버금가는 1식 8찬을 제공하는 휴맥스, 신세대 감각의 인테리어를 갖춘 엔씨소프트 등이 구내식당의 레스토랑화를 이끌고 있다.

일부 레스토랑 급 구내식당은 직장인 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CJ푸드시스템이 운영하는 프리미엄급 급식 브랜드 '엠키친'은 서울 잠실점과 청담점에서 평일 점심 시간에 고객사 직원 외에 일반 고객에게도 식당을 개방하고 있다.

주말에는 돌잔치 및 결혼식 까지 할 수 있는 연회장으로 변신한다.

신세계푸드도 급식과 푸드코트를 결합한 형태의 복합 레스토랑 '델리아'(Delia)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중식, 한식, 면류, 돈카츠 등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한 4가지 테마의 메뉴 20여 가지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사 직원 및 외부인들은 매일 메뉴가 바뀌는 급식코너와 원하는 음식을 고를 수 있는 푸드코트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STX 구내식당을 운영중인 아워홈 FS사업지원팀 김형기 팀장은 "현재 아워홈은 대기업 구내식당을 중심으로 30여 곳의 프리미엄 급식을 운영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 보다 많은 구내식당을 레스토랑 급으로 변신시키겠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