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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이 사람/대구영어마을 미국인 강사 실베스터 올리버 씨

입력 | 2008-02-22 06:38:00


“매일 흥미진진한 상황이 펼쳐지는 이곳에서 한국 어린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예의 바른 한국인과 한국 전통문화에도 반했습니다.”

지난해 문을 연 대구영어마을에서 어린이 영어교육 강좌를 맡고 있는 미국인 실베스터 올리버(58·음악학 박사) 씨는 21일 “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 같아 하루하루가 무척 즐겁다”고 말했다.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주립대 출신으로 틈틈이 세계 각국의 국제학교 등에서 어학 강사로 활동한 그는 지난해 8월 대구영어마을 강사로 부임했다.

지난해 10월 영진전문대가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 조성해 문을 연 이 영어마을은 그동안 지역 초등학생과 대학생 등 3400여 명이 이용했다.

이웃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의 그는 이곳에 개설된 어린이 대상 영어교육 프로그램에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쏟고 있다.

그는 “한국 어린이들은 영어를 배우려는 열의가 높고 호기심이 많으며 무엇보다 굉장히 예의가 바른 것 같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어린이들은 영어 단어나 문장을 맹목적으로 외우는 것보다 신체적 활동과 함께 자연스럽게 익히는 게 효과적이죠. 예를 들어 강사가 두 팔을 올리면서 ‘Raise your hands’라고 하면 아이들은 바로 말과 행동을 연결지어서 이해합니다. 신체적 반응을 통해 습득한 영어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답니다.”

그는 특히 “어법에 맞지 않는 ‘콩글리시’라도 말을 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입을 꾹 닫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원어민에 대한 두려움을 털고 적극적으로 말을 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영어마을은 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이 우수해 영어를 익히기에 좋은 여건이라고 소개한 그는 “이곳의 학습 환경은 미국 내 어떤 어학 교육기관보다 낫다”고 덧붙였다.

32년간 미국의 대학에서 행정가와 교수로 재직한 그는 “비빔밥과 김치찌개, 삼계탕 등 한국 음식을 먹어보곤 입맛에 딱 맞아 놀랐다”며 “한국의 전통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휴일에는 사물놀이 등 국악 공연장을 자주 찾는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교육비 보조 명목으로 영어마을에 연간 10억 원씩 5년간 50억 원을 지원한다.

이곳에서는 이달부터 12월까지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어학교육(4박 5일), 토요일 가족 동반 어린이 프로그램,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 등 6개 강좌가 열린다.

올리버 씨는 “영어마을을 찾는 한국 어린이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요즘 동료 강사들과 함께 노래방 등에서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동요와 유행가를 배우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