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 영창, 콜트 등 국내 3대 악기제조사를 포함한 주요 악기 업체의 주력 공장이 해외로 이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국제악기전시회를 여는 등 악기산업을 살리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떠나가는 악기 공장들
콜트악기(인천 부평구 갈산동)는 계속되는 경영적자 누적과 노사 갈등으로 35년간 운영해 온 부평공장의 문을 닫는 것을 심각히 고민 중이다.
중앙노동위원회가 구조 조정된 근로자 27명에 대한 복직 명령을 내린 15일 경영진이 국내 철수를 놓고 논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도 공장을 가동하면서 전기기타 제조 부문의 세계 1위 업체로 성장한 콜트악기는 인천이 아닌 해외 공장에 의존해 지난해 1억 달러의 수출을 달성했다.
최고 500여 명에 달했던 부평공장의 근로자도 120명으로 줄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피아노 생산 회사인 삼악악기와 영창악기도 주력 공장을 중국으로 바꾸었다. 두 회사는 외환위기 이후 대주주를 바꾼 뒤 대부분의 악기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 모두 1990년대 5000∼6000명이었던 인천 공장의 근로자 수가 현재는 100∼200명으로 줄었다. 인천공장에선 주로 고가 상품과 조립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주변 하청 업체들 역시 대거 해외로 빠져나갔다.
한국악기공업협회(회장 박영호)에 가입한 42개 악기 제조사 중 인천에 공장을 둔 업체는 14개사(33.3%)다. 이들 제조사는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다른 지역 업체와 달리 규모가 큰 편이다.
○ 악기산업을 살리자
인천시는 국내 처음으로 2003년부터 격년제로 열고 있는 ‘인천국제악기전시회(뮤직 코리아)’를 올해부터는 매년 열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143개의 악기 관련 업체가 참가해 상담 건수가 3466건에 달했다.
올해에는 9월 4∼6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는 악기 수요를 늘리기 위해 송도 등지에 악기 상설전시장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내 악기 수요가 정체된 상태이지만 고가, 첨단 악기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며 “올해 악기전시회 때 중국 바이어를 더 많이 초청해 수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