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측 인수자금 조달 문제없는듯… ‘7년 법정관리’ 내달 졸업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대형 매물 중 하나였던 대한통운이 ‘새 주인’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첫 상견례를 하고 본격적인 ‘한 가족 되기’ 수순에 들어갔다.
대한통운은 20, 21일 금호아시아나를 방문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상견례를 갖고 주요 업무현황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 인수금액을 인수제안서에서 제시한 4조1040억 원(주당 17만1000원)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M&A 시장의 ‘대어(大魚)’로 꼽힌 대한통운의 구체적 인수금액은 그동안 재계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또 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 M&A 본계약을 당초 다음 달 5일에서 3일로 앞당기기로 하고, 대한통운 측에 인수 이후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금호아시아나가 4조 원을 웃도는 인수자금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가 인수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대한통운 인수전이 가열되면서 당초 2조5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던 인수 예상금액이 4조 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본계약을 마치면 대한통운은 3월 20일경 법원에 법정관리 졸업을 신청해, 28일경 7년 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통운은 법정관리 졸업이 확정되면 금호아시아나의 기업이미지(CI)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사명(社名)은 유지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한편 7년 만의 법정관리 졸업을 앞두고 대한통운은 상기된 표정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상견례를 통해 금호아시아나로부터 고용보장은 물론이고 다음 달부터 국내 물류업계에서 최고의 봉급 수준을 약속받아 모처럼 회사가 들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두 회사는 문화적 융합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최근 대한통운 임직원들은 금호아시아나의 대표적인 사내(社內) 문화인 ‘금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M&A로 인한 시너지 확대를 위해 ‘생산성 향상 운동’을 전사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