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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외동딸이 뭐가 나빠?

입력 | 2008-02-23 02:59:00


◇외동딸이 뭐가 나빠?/캐리 베스트 지음·소피 블랙올 그림·노은정 옮김/36쪽·8500원·비룡소(5세 이상용)

로즈메리 엠마 안젤라 리네트 아사벨 아이리스 말론. 이 길디긴 이름의 여자아이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결국 로즈메리로 줄여 부르기로 했으나 주인공의 이름을 지은 사연부터 심상치 않다.

로즈메리는 외동딸. 로즈메리는 태어나자마자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엄마는 로즈메리를, 아빠는 엠마를, 할아버지 할머니는 안젤라를,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리네트를 고집했다. 이모와 삼촌까지 나서 아이리스와 말론이 덧붙었다.

로즈메리의 일거수일투족은 온 가족의 관심사다. 로즈메리가 무슨 일을 하든 도와주고 귀여워한다. 로즈메리는 커가면서 지나친 사랑에 슬슬 짜증이 난다. 같이 놀 형제가 없어 심심하기만 하다. 로즈메리는 친구를 원했다. 하지만 집으로 불러도 저녁이면 집에 돌아가는 친구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외동딸이 뭐가 좋아!” 로즈메리는 외로워졌다.

이 책은 외동아이의 심리와 생활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자녀가 한 명이다 보면 어른들이 오냐오냐 하고 아이 말을 다 들어주는 바람에 자칫 버릇없고 이기적인 아이로 자라날 수도 있다. 아이 스스로 그런 상황에 불평을 늘어놓을 수도 있다.

그럴 땐 로즈메리의 경험을 새겨볼 만하다. 로즈메리는 돌을 수집하고, 고양이, 토끼, 강아지 등 동물과 친구가 된다. 이 친구들과 함께 과자를 먹고, 비밀 이야기를 나누며 외로움을 극복해 간다. 그리곤 묻는다. “외동딸이 뭐가 나빠?”

외동딸인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가 생생하다. 파스텔톤의 익살맞은 그림이 친숙하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