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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심사 규정 발표… 박지원-김홍업은 어떻게

입력 | 2008-02-23 02:59:00

통합민주당의 공천 신청 마감을 하루 앞둔 22일 예비후보들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 마련된 창구에 서류를 접수시키기 위해 구비서류를 점검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통합민주당은 22일 ‘제18대 총선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및 심사 규정’을 확정하고 24일부터 본격적인 공천심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확정한 심사 규정 간에 상충되는 조항이 많아 실제 공천을 통한 인적 쇄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심사 방향 6개항과 심사 기준 5개항을 발표했다.

심사 방향은 △인적쇄신 실현 △현역 의원의 기득권 및 계파 이해관계 배제 △당의 정체성을 무시하고 정책적 혼선을 초래한 인사에 대한 책임 규명 △오만하고 독선적인 태도로 당 규율을 해친 인사에 대한 문책 △비리, 부정 등 구시대적 정치 행태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인사 제외 △현역 의원은 별도 평가기준을 통해 교체 여부 판단 등이다.

그러나 심사 기준에서는 △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비전, 철학을 가진 자 △당, 국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했거나 기여할 능력이 있는 자 △의정활동을 잘 수행했거나 수행할 능력이 있는 자 △사회지도층으로서 도덕적 품성을 갖춘 자 △당선 가능성이 높은 자 등에 해당하는 사람은 공천 자격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공천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의 경우 공심위원들의 성향과 판단에 따라 ‘심사 기준’을 더 많이 고려하면 공천이 가능할 수도 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 의원은 2002년 금품수수 혐의로 1년 6개월간 수감된 바 있으며 사면 복권된 뒤 지난해 전남 무안-신안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박 전 비서실장은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대북 송금을 주도한 혐의로 2003년 구속 기소돼 복역하다 2006년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그는 전남 목포에 출마할 예정이다. 박 전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후보 등록을 마치고 손학규 대표와 20여 분간 비공개로 만났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중인 손 대표를 약 1시간 반 동안 기다렸으며 ‘비리 연루자에 대한 공천 배제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났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구체적인 공천 기준은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정하겠지만 오늘 확정한 규정이 모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박 전 비서실장, 김 의원이 비리 연루자인 것은 맞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심사 기준 5개항 중 4개항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