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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마라톤 D-22]女마스터스 김정옥씨

입력 | 2008-02-23 02:59:00


“처음부터 욕심을 내면 안 돼요. 저는 300m부터 시작해서 1km, 2km 차근차근 거리를 늘려 갔어요. 식이요법은 딱 한 번 해 봤는데 별로더라고요. 평소 밥 많이 먹는 걸로 대신하죠.”

2008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9회 동아마라톤대회 마스터스 부문에 출전하는 김정옥(사진) 씨는 마흔을 훨씬 넘겨 달리기를 시작했다. 호적상으로는 52세이지만 실제로는 54세다. 손자를 뒀을 법한 나이지만 마라톤을 할 때면 젊은 선수도 혀를 내두른다. 최근 2년 내 최고 기록이 2시간 52분 25초로 이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여자 선수 가운데 3위에 해당한다.

여자 마스터스 가운데는 육상선수 출신이 많다. 국가대표를 지낸 사람도 있다. 하지만 두 남매를 키우며 평범하게 살던 김 씨는 남편의 권유로 2000년에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해 10월 한 대회에서 4시간 15분대 기록으로 첫 풀코스 도전에 성공했고 1년 뒤 같은 대회에서 3시간 20분대 기록으로 6위를 했다. 2006년 7월에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리는 대회에서 223.11km를 기록해 국내 선수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김 씨는 100km에서도 8시간 5분대의 국내 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마니아 정도가 아니라 ‘최고수’인 셈이다.

김 씨는 마라톤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욕심은 버리고 근성을 키우라’고 당부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완주를 하게 만들고 기록을 단축시킨다는 것. 김 씨는 “몇 년 전부터 각종 대회 우승을 휩쓸고 있는 이정숙 씨나 이 대회를 4연패했던 문기숙 씨보다는 기록이 조금 뒤지지만 전통 있는 동아마라톤에서 꼭 한 번만이라도 우승해 보는 게 꿈이다”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