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서북부와 동북부 지역에서 총 11건의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화재가 잇따르자 서울소방재난본부는 24일 화재특별경계령을 내리고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24일 오전 3시 반경 서대문구 북아현동 가구단지 골목 입구 쓰레기 더미에서 화재가 발생한 데 이어 20분 뒤에는 200m 떨어진 공영주차장 인근 자전거와 노점용 천막에서도 불이 났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4시17분과 4시23분경엔 인근의 아파트와 주택 앞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노원구와 도봉구에서도 18일부터 22일 사이에 총 7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21일 오전 10여 분 정도의 시차를 두고 200m 정도 떨어진 노원구 공릉동의 한 노점상과 섬유공장 계단에서 연이어 불이 났다.
18일에는 노원구 S중학교 쓰레기 소각장에서 불이 난 지 2시간 여 뒤에 인근 A아파트 관리사무소 뒤편에 쌓여있던 낙엽더미에서 불이 났다. 이어 1시간 여 뒤에는 A아파트 인근 B아파트 지하계단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1건의 화재 중 일부를 방화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명피해와 심각한 재산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며 "화재가 발생한 지역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탐문 수사를 벌여 주민 불안과 추가 방화를 방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숭례문 방화와 정부 중앙청사 화재 등 최근 발생한 대형 사건을 흉내 낸 모방 방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모방 효과는 보통 대형 사고가 발생한 뒤 1~3개월 간 강하게 나타난다"며 "모방 방화는 다른 범죄와 달리 한번에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다중 살해 범죄'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