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에 항일투쟁 나선 독립운동 선봉장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위해 중국에서 광복군 등으로 활동했던 김승곤(사진) 전 광복회장이 2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전남 담양 태생인 고인은 열여덟이었던 1933년 중국 망명길에 올랐다. 의열단이 일본 앞잡이들을 처단하는 단원들을 모집한다는 소문을 듣고 기차에 몸을 실은 것.
의열단 군사정치 간부학교와 중국 장제스(蔣介石) 정부의 뤄양(洛陽)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민족혁명당에 가입했으며, 난징(南京)에서 민족혁명당 특무부 간부로서 일본 밀정을 조사, 보고하는 비밀 정보활동에 종사했다. 또 1938년 10월 조선의용대 창설에 가담해 제1차 장사대회전에 참전하는 등 일본군과 수십 차례 전투를 벌였다.
1943년 4월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에서 근무하다 같은 해 12월 광복군에 입대해 광복군 제1지대 본부 부관주임 겸 본부구대장으로 활동했다. 광복 직전 광복군이 한미 합동 국내 진공작전을 계획했으나 일본의 항복 선언으로 불발된 것에 대해 고인은 생전에 “두고두고 아쉽다”고 했다.
1992∼1996년 광복회 회장을 지낸 고인은 1995년 독립기념관 이사장을 지냈다. 대한애국동지회 회장과 한국독립동지회 이사장을 각각 1996년, 1999년부터 현재까지 맡아왔다. 정부는 고인에게 1977년 건국 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유족으로 아들 종주(사업) 종택(국가대표 프로볼링선수) 씨, 딸 기종 예종 씨, 사위 오평주(명성그룹 이사) 이영국(개인택시 운전사)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보훈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 오전 9시 30분. 영결식은 광복회장(葬)으로 치러지며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이다. 02-478-2899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