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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TM(현금자동입출금기) 100원 10원까지 나온다

입력 | 2008-02-27 03:00:00


■ 금융자동화기기의 진화

#1. 직장인 김모(35) 씨는 최근 보험료를 입금하기 위해 보험사 고객센터를 찾았다. 김 씨가 입구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지폐를 넣자 거스름돈으로 동전이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2. 직장인 임모(28) 씨는 돈을 찾기 위해 편의점에 들렀다가 현금지급기(CD)에서 사진을 인화했다. 임 씨는 “사진관에 들를 시간이 없었는데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출력할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금융자동화기기(ATM 및 CD)가 눈부신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동전 출금, 거래명세 출력, 사진 인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는 한편 첨단 설비를 갖춰 보안성도 높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음성지원시스템을 갖춘 ATM도 나왔다.

○ 증권 보험사 따라 기능 분화

전국에 설치된 금융자동화기기는 9만2000여 대. 2003년 약 8만 대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자동화기기는 입출금이 가능한 ATM과 출금만 할 수 있는 CD로 나뉜다. 지폐 감별 장치가 고가(高價)인 탓에 ATM 가격(2500만∼3000만 원)은 CD 가격(1000만∼1500만 원)의 두 배에 이른다.

은행들은 기본적인 입출금 기능 외에 펀드 입금, 해외 송금, 보험금 인출 등 자동화기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경남은행은 1월 시각장애인이 기기에 이어폰을 꽂으면 화면이 꺼지면서 음성입력 시스템으로 전환되는 ‘장애인용 ATM’을 설치했다.

최근에는 ATM의 터치스크린을 15인치 크기로 늘려 고객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마케팅을 위해 은행 광고용 액정표시장치(LCD)를 기기 상단에 추가로 붙이는 추세다.

자동화기기 제조업체인 청호컴넷의 김상범 경영전략실 부장은 “보안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면서 감시 카메라를 2대 이상 설치하고 지문인식, 비밀번호 안전입력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ATM은 최근 보험사, 증권사 등으로 설치 장소가 확대되고 있다.

노틸러스효성의 박태진 마케팅부장은 “내년에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 때문에 증권사들도 속속 ATM을 도입하고 있다”며 “통장이 보편화되지 않은 증권사들을 위해 거래명세를 A4 크기 용지에 출력할 수 있는 프린터를 장착해 준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보험료를 받고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들은 10원 단위까지 동전 출금이 가능한 ATM을 설치한다. 새마을금고의 소형 지점들은 1만 장 이상 지폐가 들어가는 대형 자동화기기 대신 지폐 2000장 남짓을 보관할 수 있지만 값은 싼 소형 CD를 설치해 사용한다.

○ 편의점 CD 티켓 예매 서비스도

은행 지점에서는 CD가 ATM으로 교체되는 추세지만 편의점, 지하철역 등에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CD가 늘고 있다.

편의점에 설치된 CD는 24시간 운영되며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 노틸러스효성의 마이캐시존에서는 사진 인화, 오늘의 운세, 신용정보 조회, 보험 대출, 영화 티켓 예매, 농구 야구 등 경기 티켓 예매, 항공권 예약, 지로 납부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점 및 지하철역 CD 사업자들은 앞으로 교통카드 충전 및 환불, 꽃배달 서비스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운몽 LG엔시스 연구위원은 “내년 고액권 출시를 앞두고 지문, 혈관 등 생체인증을 통해 보안성을 높인 기기들을 개발하고 있다”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자동화기기도 증권, 보험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고객들에게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