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해 태어난 아이의 수가 전년보다 4만5000여 명 늘어나는 등 출생아 수가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저 수준으로 급락한 출산율이 상승 반전 조짐을 보이면서 ‘저(低)출산의 늪’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출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9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5000명이 늘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1.26명으로 전년보다 0.13명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돼 2년 연속 상승했다.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뒤에 2006년 1.13명으로 상승했다.
‘아기 울음 소리’가 늘어나면서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조출산율)도 10.1명으로 2003년(10.2명) 이후 4년 만에 다시 10명을 넘었다. 평균 출산연령은 30.6세로 전년에 비해 0.2세 높아져 10년 전인 1997년(28.3세)보다 2.3세 상승했다.
통계청은 출산율 상승의 배경으로 6·25전쟁 이후 태어난 세대의 자녀가 혼인과 출산 연령기에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제3차 베이비 붐’의 효과를 꼽고 있다. 2006년 ‘쌍춘년(雙春年)’, 지난해 ‘황금돼지 해’ 등의 속설이 퍼지면서 결혼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의 사회 경제 문화적 불안이 해소되면서 ‘저출산의 늪’을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인구학)는 “결혼이 늘고 이혼이 감소하는 데다 경기도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외환위기 이후 출산율 급락을 불러온 구조적인 원인이 해소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초저출산율(합계출산율 1.3 미만) 시대’에서 벗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가임 여성(15∼49세)의 수는 지난해 1357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6000명 줄었는데도 출생아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