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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서울 연남동에 20만m² 차이나타운 조성

입력 | 2008-02-29 02:56:00


송-명-청나라 3色거리 생긴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20만 m² 규모의 차이나타운이 생긴다.

1단계로 내년 말까지 동교로의 동교동 입구∼연남동(1.2km) 구간을 중국문화거리로 조성한다. 올해 11월 착공하고 45억여 원을 투입한다. 또 중국문화거리 일대인 동교동 1, 2통과 연남동 1∼6통을 차이나타운으로 만들고 지구단위계획구역과 특별계획구역(13만 m²)을 추진키로 했다.

시는 지난해 시정개발연구원에 의뢰해 ‘차이나타운 기본구상’을 마련해 타운 조성에 대한 큰 틀을 정하고 도시 개발 등 세부 추진 방안에 대해 외부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 방사형으로 특색 살린 거리 조성

동교로와 연남동길이 만나는 대명아파트 앞에 중화광장을 만들고 차이나타운의 상징물인 ‘패루(牌樓)’를 중화광장 등 3곳에 설치한다.

중화광장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중국 송 명 청나라의 특색을 살린 ‘송스트리트’, ‘명스트리트’, ‘청스트리트’를 조성한다.

송스트리트에는 송나라가 문치주의 정책을 폈던 점을 살려 전통음식점 주점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조성한다.

명스트리트에는 섬유산업이 발달했던 명나라의 특성을 감안해 의류와 액세서리 등 쇼핑몰이 들어서게 한다.

청스트리트에는 차 문화가 발달했던 청나라의 분위기를 느끼도록 카페거리를 만든다. 골동품 도자기 식자재 잡화를 파는 상점이 많이 들어선다.

중국문화거리는 전신주를 땅속에 묻고 보행로를 넓혀 보행자 중심의 ‘찾고 싶은 거리’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폭 17m의 2차로 차도를 10m로 줄인다. 늘어난 폭 7m에 보행 공간과 중국인이 좋아하는 도로변 물길을 넣는다. 보도블록에는 중국 전통 문양이나 유명 작품을 새겨 예술작품 전시장 형태로 만든다.

가로등도 중국 양식으로 바꾸고 간판은 중국풍 디자인을 사용하며 간판에는 중국어를 함께 표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 중국 관광객 끄는 서울 속 중국마을

연남동 차이나타운은 쇼핑거리 이외에도 중국 소도시를 연상케 하는 작은 마을로 추진한다.

예를 들어 중국 지역음식 식당, 중국 상품 슈퍼마켓, 중국 노래방, 여행사, 환전소, 중국 전통찻집 등을 유치한다.

중국 출신 상인에게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서울시가 건물을 매입해 화교에게 다시 임대하는 방식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영사관, 상공회의소, 관광정보 서비스센터, 화교센터, 박물관, 공연장, 극장, 전시관, 교육시설, 중국식 공원이 생긴다.

연희로변 교차로 인근에는 호텔, 비즈니스센터, 업무시설, 고등교육기관, 중국문화교육센터가 들어선다.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인근 지역과 연계한 관광 여행 상품을 개발할 방침.

또 차이나타운 페스티벌(5월), 프라이데이 차이니스 푸드 위크(매월 마지막 금요일), 벼룩 야시장, 한류스타 콘서트를 추진한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연남동을 화교 보금자리로 만들고 싶어요”

임명 한달 맞은 ‘글로벌 빌리지 센터장’ 유암 씨

“외국인 전용 동사무소가 생겨서 화교들이 너무 좋아해요. 상담이 몰려서 바쁠 때도 있지만 보람이 더 큽니다.”

중국 톈진(天津) 출신 유암(劉巖·35·여·사진) 씨가 지난달 말 마포구 연남동에 문을 연 ‘연남동 글로벌 빌리지 센터’의 센터장에 임명됐다. 외국인 출신 첫 동장인 셈.

연남동은 전체 주민의 5분의 1인 4500여 명이 중국인이다.

유 씨는 “한 달 동안 전화만 500여 통을 받았다”며 “화교들이 겪는 생활 불편사항을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 구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빌리지 센터는 서울시가 외국인 주민을 위해 동사무소의 기능을 하도록 새로 만든 특별 행정기관. 연남 센터가 1호이고 올해 안에 서울에 모두 6곳이 들어선다.

연남 글로벌 빌리지 센터는 외국인 등록·출입국·세금과 관련한 증명서 319종을 발급하고 외국인의 투자 세금 비자 의료 교통 안전 치안 취업과 관련한 생활편의를 지원한다.

유 씨는 중국 톈진의대 치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중의학(한의학)을 전공한 의사 출신이다. 아버지는 이비인후과, 어머니는 내과 교수이다.

중국 의사 면허를 국내에선 인정하지 않아 2003년 한국으로 건너온 뒤 LG전자 삼성인력개발원 서울지하철공사에서 중국어 강사로 일했다.

유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외국인을 도와주는 곳이 없어 너무 불편했다”며 “연남동을 외국인이 생활하기 좋은 보금자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