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융업계에서 보험은 은행, 증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첨단’의 이미지가 취약한 업종이었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들은 다른 금융권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해외 진출,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보험 중심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하는 것이 보험사들의 목표다.
○ 보험사들, 아시아로 해외 진출 본격화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보험사들의 첫 번째 타깃은 중국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北京)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중국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첫 해인 만큼 한국계 기업에 대한 영업에 주력했지만 올해 4월부터는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중국 합작법인의 영업망을 확대하고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3월 1억500만 위반(약 1950억원) 추가로 출자할 계획이다. 삼성화재도 1월 중국에서 두 번째 지점을 내고 본격적인 중국 공략을 선언했다. 중국 외에도 다양한 아시아 지역에 대한 진출 시도가 활발하다. 대한생명은 올해 안에 베트남에 현지법인 또는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인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중장기적인 계획도 세웠다.
○ 종합금융그룹을 향해 뛴다
미국의 AIG그룹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보험사이면서 동시에 금융상품 판매전문회사, 리스크 관리 회사, 자산운용사 등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려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높여 왔다. 현대해상의 자회사인 현대해상투자자문은 지난해 자산운용업 허가를 받고 이름을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으로 바꿨다. 2월에는 첫 펀드도 내놨다. 현대해상은 이 회사를 5년 안에 국내 자산운용업계 20위권 내에 진입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금융당국에 증권업 진출 예비인가를 신청한 LIG손해보험도 증권업 진출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한편 교보생명은 지난해 대대적인 재교육을 통해 설계사들이 고객의 생애 전반에 대한 자산컨설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했다.
오영수 보험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보험사들만이 변화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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