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형을 닮고 싶어요.”
미국프로야구 탬파베이 투수 류제국(25·사진)은 지난달 12일 미국으로 떠나면서 ‘꿈의 야구장’ 메이저리그 통산 113승(88패)을 거둔 LA 다저스 박찬호(35)를 존경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류제국은 2001년 한국 고졸 투수 최고 대우인 계약금 160만 달러를 받고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지만 주로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지난해 빅리그 성적표는 1승 2패에 평균자책 7.33.
류제국이 2일 박찬호에 이어 첫 시범경기를 산뜻하게 끝냈다. 3일 미국 플로리다 주 브레이든턴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시범경기에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포함해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류제국은 4-1로 앞선 5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6회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피츠버그 로니 파울리노와 조시 윌슨에게 안타를 허용한 2사 1, 2루에서 케빈 톰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 투구 21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14개.
류제국은 이번 경기에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연마한 투심패스트볼을 결정구로 사용했다. 2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6개 가운데 3개를 내야땅볼로 유도했다.
이번 호투로 류제국은 개막전 25인 로스터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류제국은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 기본 연봉 39만6000달러 등 최대 41만 달러를 받지만 마이너리그로 떨어지면 10만6000달러를 받는 스플릿 계약을 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