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가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아파트 내부 벽면 등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 현상으로 곰팡이가 스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인천지역 임대아파트에 대한 주택공사의 하자 보수 공사가 늦춰져 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주공이 신축한 인천 남동구 논현주공 임대아파트에 입주한 주부 김지나(29) 씨는 벽면에 슨 곰팡이를 가리키며 “아무리 임대아파트라지만 이렇게 집을 지을 수 있느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세탁기가 설치된 작은 베란다는 벽면에 물이 차면서 곰팡이까지 슬어 보기에도 흉했다.
그러나 주공은 평수가 작은 복도식 아파트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보수는 미룬 채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김 씨는 “하자 보수를 신청했지만 보름이 넘도록 주공이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태어난 지 100일 된 아이가 있어 환기도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데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주공 인천본부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논현지구 임대아파트 3개 단지(4100여 가구)에서 주로 나타나 하자 보수 요청만 340여 건이 접수됐다.
2005년 입주한 장수동 임대아파트(795가구)에서도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006년 겨울부터 장수동 임대아파트에서 결로 현상이 발생하자 주공은 현관문을 교체하거나 내부 벽지만을 바꿔 주고 있다.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지난달 29일 “주공이 2005년 이후 남동구에 건설한 임대아파트에서 결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며 “앞으로 공급할 6000채의 국민임대아파트도 제대로 지을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인천시당도 “주공은 부실공사 의혹을 밝히고 정확한 원인 규명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주공 인천본부 관계자는 “실내가 좁은데 겨울에 환기를 안 시킨 탓에 습기가 차서 문제가 발생한다”며 “일부 단지의 경우 피해 신청을 받은 만큼 보수공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