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푸는 대통령이명박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비서관 근무 공간)의 구내식당에서 식판에 직접 밥을 담고 있다. 이종승 기자
靑 칸막이 낮추고 전등끄기도 챙겨
“공개적인게 불편하면 이상한 사람”
“불도저라더니 ‘꼼꼼 명박’이네….”
‘꼼꼼 명박’은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내 사무실과 회의실 등에 대한 리모델링에 나서면서 직원들 사이에 조심스럽게 퍼지고 있는 유행어다. 이 대통령은 며칠 전 국무회의장과 청와대 앞길 개조를 직접 지시한 데 이어 4일에는 비서동(여민관)을 찾아 1시간 동안 ‘개보수 지침’을 추가로 내렸다.
주말 내내 비서관실을 없애고 직원 자리 간 칸막이를 1.1m로 낮춘 공사 결과를 이날 둘러본 이 대통령은 “이래야 서로 의사소통도 되고 효율적”이라며 “조금 있으면 이것(낮은 칸막이)도 없어질 것이다. 공개적인 게 불편한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복도나 벽이 차지한 공간을 이용해라” “숨어 있는 2cm를 찾아라” “총무비서관실 반투명 유리벽은 좀 더 잘 보이는 것으로 바꿔라” “점심시간에는 전등을 꺼라”고 즉석에서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청와대 직원들은 “직제에 없는 대통령총무수석비서관을 대통령이 겸하는 느낌”이라며 이른바 ‘MB식 개혁’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변화와 역발상의 단면이라고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밀가루 가격 폭등과 관련해 “쌀 소비를 장려하려면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재고)쌀 연간 보관료가 6000억 원인데 아예 묵은쌀 값을 낮춰 처리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며칠 전 “설렁탕에 면(국수사리)을 넣는 것은 쌀이 부족했던 시절 만든 고육지책이었는데 정작 면 생산에 들어가는 밀가루 양이 엄청나다고 한다”며 설렁탕 면이 쌀 소비 장려에 걸림돌이 된다면 과감히 줄이거나 없앨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