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캠퍼스는 활기차다. 새롭게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처럼 캠퍼스 잔디도 푸릇푸릇 새 생명이 솟아난다. 학교 주변 캠퍼스 타운은 신입생 환영회로 시끌벅적하다. 120번 대전 시내버스는 목원대와 우송공업대 우송정보대를 지난다. 130번도 충남대와 목원대에 간다. 이들 버스에 오르면 덩달아 신이 난다. 식장산 고산사 쪽에서 내리면 세천공원으로 넘어가는 명품 코스가 있다. 하루 5000여 명이 이용하는 130번 버스의 곳곳을 찾아가보자.》
▽전경 일품의 등산 코스=130번은 중구 옥계동에서 출발해 남대전고 청란여중고 대전중고를 거쳐 중구청∼충남도청∼대전세무서∼중촌동∼남선공원∼충남고∼정부대전청사∼전원아파트∼갑천대교∼충남대∼유성온천∼목원대를 운행한다. 소요 시간은 1시간 15분 정도.
구도심에서 출발해 둔산신시가지와 서남부택지개발지구를 가는 이 노선의 백미는 고산사를 통한 식장산 등산 코스다.
둔산에서 130번 버스를 타고 옥계동 쪽으로 가면 30분 만에 ‘고산사 입구’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다. 고산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다. 신라 말 승려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그 후 여러 차례 중수와 중건을 거듭했다. 대전시 유형문화재 10호인 대웅전은 옛 형태가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3층 화강암 석탑과 요사채, 토불, 석불 등이 세월의 무게를 담고 서 있다.
고산사에서 시작해 식장산 세천공원으로 넘어가는 코스는 2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그리 심하지 않은 경사, 등정에 따라 한눈에 펼쳐지는 대전의 전경은 일품이다. 세천공원에서 고픈 배를 채운 뒤 60, 61, 62, 63번 순환버스를 타고 대전역으로 오면 시내 어디로든 무료 환승이 가능하다. 주말과 휴일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명품 코스다.
▽전통의 맛 즐비=130번 노선의 맛 집은 구도심에 몰려 있다.
부사동오거리 정류장에서 내려 효동사거리 쪽으로 걸어가면 왼쪽 한민시장 안에 감자바위골(042-283-1311)이 있다. 감자전과 열무국수, 보리밥, 수제비가 입소문을 타고 번져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야 한다. 국산 감자를 곱게 갈아 팬에 익혀 낸 감자전은 쫀득하면서도 담백하다.
이 노선을 운행하는 대흥교통 운전사 김재선(54) 씨는 부사동오거리에서 옥계동 쪽으로 한 정류장 떨어져 왼쪽에 있는 윤성범칼국수(042-285-1233) 집의 수육을 한번 맛보라며 추천한다.
충남경찰청 정류장 옆 학선식당(042-256-4057)에서는 묵은 김치와 돼지 목삼겹살을 넣고 푹 끓여낸 김치찌개가 일품이다.
120, 130번 목원대 종점 주차장에 있는 운전사 전용식당 함바식당(042-824-1107)은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8년 전 이곳에 버스종점이 생길 때부터 류정희(53·여) 씨가 운영해 왔는데 시내 13개 버스종점 함바식당 중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고.
오이김치와 샐러드 나물, 고추볶음, 돼지두루치기, 우렁된장국 등 10여 가지 반찬에 윤기 있는 쌀밥이 식욕을 당긴다. 한 끼에 2500원이다.
▽활기 넘치는 캠퍼스 타운=충남대 후문 쪽은 ‘젊음의 거리’ 궁동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궁동에서 KAIST 쪽 문인 어은동까지 대규모 캠퍼스 타운으로 변했다. 학생을 겨냥한 저렴한 식당, 호프집, 노래방, DVD영화방, 잡화점, 커피숍을 비롯해 생과일주스점, 당구장, PC방 등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서 있다. 밤만 되면 대학생뿐 아니라 시내 곳곳에서 젊은이들이 몰려와 북적인다.
200g에 2500원 하는 삼겹살, 1500원짜리 자장면 등 저렴하고 맛있는 먹을거리의 천국이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짬뽕으로 유명한 동해원(042-823-3495)과 소시지스테이크점 쏘비쏘비가 젊은이들이 특히 즐겨 찾는 곳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이 시리즈는 매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다음엔 대전동물원과 유성구 탑립동 불교미술관을 오가는 750번 버스 이야기가 게재됩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이나 소개할 만한 멋집 맛집 등이 있으면 동아닷컴 대전지역 전용 사이트(www.donga.com/news/daejeon)에 올려주십시오. 확인 후 적극 반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