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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중국산 원료 약에 46명 숨져

입력 | 2008-03-08 02:51:00


FDA, 혈액응고방지제 ‘헤파린’서 불량성분 확인

미국에서 중국산 원료로 제조된 혈액응고방지제 ‘헤파린’(사진)을 투약 받은 환자들이 잇달아 숨지면서 중국산 식의약품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문제가 된 헤파린에 불량 원료가 20%가량 들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이 헤파린은 SPL이라는 제약회사가 중국과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생산한 원료로 만든 것으로, 미국 대형 제약회사인 백스터 인터내셔널이 병원들에 공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미국에서는 호흡곤란과 어지럼증, 구토, 혈압저하 등 헤파린 관련 부작용 사례가 모두 785건 보고됐고, 이 중 46명이 사망했다.

미국에서 헤파린을 공급하는 회사는 백스터 인터내셔널과 APP제약 등 두 회사뿐이다. APP제약의 헤파린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FDA는 지금까지 19명만 헤파린 부작용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사망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FDA는 “불량 성분이 중국과 위스콘신의 시설에서 모두 발견됐고, 이 성분이 의도적으로 들어간 것인지 실수에 의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FDA는 다만 중국의 공장들에서 품질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해당 공장들이 지난해 중국 전역을 휩쓴 돼지 전염병 때문에 헤파린의 원료인 돼지 내장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자 검증되지 않은 시골 영세 작업장 여러 곳에서 이를 공급받았다는 것이다.

아직 중국 당국은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한편 독일에서도 최근 ‘로텍스메디카’사가 생산한 헤파린이 100여 건의 부작용을 일으켜 독일 정부가 전량 수거에 들어갔다. 이 헤파린은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