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 뿔났다/강소천 외 지음·박정익 엮음·권태향 그림/128쪽·8800원·루덴스(초등학생용)
“청소당번 조심해라/모두 모두 인사 잘해라/숙제는 다 해 놨나?/도화지 잊었으면 빌려 놔라/큰코 다칠라…”(이오덕의 ‘우리 선생 뿔났다’ 중에서). 교장 선생님께 혼난 뒤 화난 선생님의 표정을 보며 소곤소곤대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대화가 익살스럽게 표현된 동시다.
이 책은 강소천 윤동주 윤석중 이문구 고은 김용택 등 유명 작가들이 학교를 주제로 지은 동시 48편을 모았다.
“학교에 간다고/맨날 맨날 손을 꼽는데/엄마는 아직도 책가방을 안 사주신다./나는 싫은데/더 있으면 예쁜 책가방이 나온다나”(이문구 ‘심심한 이영이’ 중에서).
아이들의 마음이 한눈에 보이는 동시를 읽다 보면 웃음이 쿡쿡 새어나온다. 친구들과 떠들고, 선생님에게 혼나고,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시 한편 한편에 담겼다.
“시간이 얼마나 느린지/하기 싫은 공부해 보면/금방 안다//시간이 얼마나 빠른지/컴퓨터 게임 해 보면/금방 안다 (…) 어떤 때는 너무 느리고/어떤 때는 너무 빠른 시간//-방학할 때가 어제 같았는데/벌써 개학이네”(권오삼 ‘너무 느리고 너무 빠른 시간’ 중에서).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