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봄바람 속에 녹색 그라운드가 축구 향기로 넘쳐난다.
2008 시즌 우승을 목표로 겨우내 선수 수급을 통한 전력 보강과 담금질에 열중했던 프로축구 14개 구단이 이번 주말 팬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시작부터 팬을 사로잡을 빅매치가 넘친다.
파리아스 대 박항서
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올 시즌 공식 개막전에선 브라질 출신 세르지우 파리아스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토종’ 박항서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지략 대결을 벌인다. 파리아스 감독은 지난해 정규리그 5위 팀을 챔피언에 올려놓은 ‘마법’을 다시 보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해 약체 경남 FC를 정규리그 4위로 끌어올린 돌풍을 주도했던 박 감독은 새 둥지에서 멋진 출발을 알리는 승전보를 띄우겠다고 선언했다.
안정환 대 조재진
9일 부산에서는 수원 삼성을 떠나 친정팀으로 돌아온 안정환(부산 아이파크)과 3년 반 만에 K리그로 복귀한 조재진(전북 현대)의 맞대결이 관심사.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안정환. 그 계보를 잇는 골잡이 조재진. 둘이 맞붙는 것만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 황선홍 부산 감독의 데뷔전이 어떨지도 관심거리.
김호 대 차범근
얄궂은 운명이다. 앙숙 수원 삼성과 대전 시티즌은 9일 수원에서 지난해에 이어 다시 리그 첫 경기를 벌인다. 창단 사령탑으로 수원을 명가로 자리매김 시킨 김호 대전 감독과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수원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차범근 수원 감독 간의 머리싸움이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수원 이관우와 대전 고종수의 중원사령관 대결도 볼만할 전망.
조광래 대 변병주
2004년 말 FC 서울을 떠나 3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조광래 경남 감독은 후배 변병주 대구 FC 감독과 껄끄러운 대결을 펼친다. “선배 조광래 감독에게 대표팀 시절 한 심부름 값을 승리로 받겠다”는 변 감독이 9일 창원에서 그 뜻을 이룰 것인가.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