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교환학생’ 유학원의 대표인 티머시 씨(왼쪽), 티나 스위트 씨 부부.
美검찰, 56명 학비 떼먹은 유학원대표 부부 적발
미국인 부부가 한국 중고교생들을 상대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이들을 홀대하고 학비를 유용한 혐의로 미 검찰에 적발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검찰은 7일 리하이 카운티 앨런타운 시 '유나이티드 교환학생(United Student Exchange)' 유학원 대표인 티모시 스윗 씨 부부의 금융재산 동결을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또 이 유학원의 내년도 교환학생 초청을 금지하고 스윗 씨 부부의 형사 처벌에 필요한 자료를 리하이 카운티 검찰에 넘겼다. 이 유학원은 내년에도 100명 이상을 초청할 예정이었다.
이들 부부는 웹사이트를 통해 '엄선된 기독교 가정에서 생활하면서 사립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선전하며 10개월짜리 교환학생(실제론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브로커와 연결해 학생을 모집하고 한편에선 학생들을 받아줄 사립학교 및 호스트 가정을 모집하는 것이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56명이 이들의 초청으로 미국에 왔으며 그중 대부분은 한국 학생이다. 54명은 이 지역 사립학교에 배정됐고 2명은 각각 캔자스 주와 오하이오 주로 갔다.
유학원 웹사이트에 따르면 학생들은 10개월짜리 프로그램 비용(수업료 포함)으로 1인당 3500달러를 선납해야 하며, 10개월간 머물 호스트 가정에는 별도로 2500달러를 내야 한다.
그러나 검찰은 스윗 씨 부부에게서 학생을 배정받은 학교와 호스트 가정의 상당수가 일절 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소송의 대상이 된 유용혐의는 이 대목에 관련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수사에서 정작 관심을 끄는 것은 학생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다.
톰 코벳 펜실베이니아 주 검찰총장의 대변인인 닐스 프리드릭슨 씨는 "스윗 씨 부부는 호스트 가정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고 가정환경 체크도 하지 않았으며 미국 무료 여행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톰 코벳 검찰총장은 "이 부부는 일생에 한번뿐인 소중한 경험을 위해 자녀를 미국에 보내는 가족들을 이용했고 무고한 학생들은 지켜지지 않은 약속 때문에 실망을 맛봐야 했다"고 말했다.
지역 언론들은 스윗 씨 부부가 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하면 "한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위협했으며 자신의 집에 많을 때는 한번에 8명 이상을 데리고 있으면서 부당한 처우를 했다고 보도했다.
랭카스터 신문에 따르면 검찰총장 대변인은 "스윗 씨를 상대했던 한 학교 관계자는 그이 사업을 '인간 퍼피 밀(Human Puppy Mil)'이라고 비유했다"고 전했다. 퍼피 밀은 '강아지 공장'이란 뜻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대량 번식시켜 강아지를 판매하는 사육업자를 말한다.
17세의 한 한국인 학생은 지역 TV 인터뷰에서 "냉장고에 한 달 이상 있었던 음식을 먹고 한국 아이들이 모두 배탈이 났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학생들이 지하에 살았는데 비가 새는 곳이었고 냉난방 시설도 없었다"고 전했다.
호스트 가정 모집에 참여했던 한 주민은 "스윗 씨 부부는 학생이 목요일에 불평하면 토요일에 한국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호스트 가정이 문제를 제기하면 학생을 다른 집으로 배정해 버렸다. 이번 수사도 스윗 씨 부부의 행태에 문제의식을 느낀 한 호스트 가정의 주부가 오랫동안 자료를 모아 문제를 제기한데서 비롯됐다.
검찰은 (자원봉사 형태로 참여한) 상당수 호스트 가정은 약속된 돈을 받지 못했음에도 학생들을 내보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윗 씨 부부는 8일 지역 TV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이며 "(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한국인 브로커 에드윈 홍 씨가 청구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에게 잔인하게 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 씨는 이번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