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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상도동계 핵심 인사들 요즘 뭐하나

입력 | 2008-03-10 02:59:00


동교동계, 사면-복권 안된 가신그룹 정치 휴업

상도동계, 대선때 이명박-박근혜 지지로 양분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적 주춧돌 격인 ‘동교동계’와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탄생시킨 ‘상도동계’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까지 포함해 ‘3김(金)’의 영향력이 크게 위축되면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맥을 잇는 주요 인사의 공천 탈락이 눈에 띈다.

○ 동교동계라는 이름의 흔적을 찾기 힘든 수준

DJ가 청와대를 떠난 지 5년이 흐른 현재 동교동계 가신그룹의 정치 활동은 한때 한국 정치판을 움직였던 동교동계라는 이름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권노갑 한광옥 김옥두 최재승 이훈평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및 선거법 위반 혹은 개인 비리로 사법 처리된 뒤 사면 혹은 복권되지 않아 정치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훈평 전 의원은 9일 통화에서 “동교동의 이름으로 모이고, 성명을 내는 등 정치 행위를 중단한 지 2년이 넘었다”며 “DJ도 그러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 DJ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이 통합민주당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비리 연루자 공천 배제’라는 기준 탓에 공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DJ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 출마를 저울질하다 공천 신청 자체를 포기했다.

1959∼62년 영어교사로 재직했던 권노갑 전 고문은 요즘 ‘영어 삼매경’에 빠져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문을 번역한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윤수 전 의원은 3선을 했던 경기 성남 수정구에서 출마를 통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이 전 의원은 9일 “통합민주당에서 공천해 주면 수용하겠지만 아니더라도 이번 주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친이(親李)-친박(親朴)으로 분화했던 상도동계도 시련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상도동계 핵심 인사였던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는 YS의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을 방문해 “박근혜 전 대표를 돕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을 지지하던 YS는 서 전 대표가 돌아간 뒤 “상도동이 왜 그쪽에 많이 가 있노”라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YS와 그의 비서실장 출신인 김덕룡 의원은 이 대통령을 지지했고, 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은 박 전 대표를 밀었다. 상도동계가 주축을 이뤘던 민주화추진협의회도 두 파로 갈렸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지금 상도동계의 두 그룹은 모두 시련에 빠져 있다.

YS의 ‘입’을 자처하는 박종웅 전 의원은 한나라당 입당 자체가 보류됐고 김덕룡 의원도 부인의 공천 헌금 수수 문제로 공천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박 전 대표 측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도 벌금형을 받은 전력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고 범민주계인 이규택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 밖에 경선준비위원장이면서도 이 전 시장을 측면 지원한 김수한 전 국회의장, 중립을 지킨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정치 일선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YS 정부 시절 민주계 실세였던 강삼재 전 사무총장은 자유선진당 후보로 당을 옮겨 서울 지역 선거에 나선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