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시장 개방 이후 16년 동안 거둔 평가이익이 23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1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7일 현재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금액은 241조8000억 원으로 국내 증시가 개방된 1992년 이후 외국인의 누적 순매입(매입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것) 금액인 7조6000억 원(장내거래 기준)을 제외하면 평가이익은 234조2000억 원으로 분석됐다.
1998년 5월 외국인 투자한도가 폐지된 이후 외국인 누적매매는 7조5000억 원의 순매도로 외국인은 현재 투자원금을 거의 회수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인이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장외거래로 취득한 주식 19조8000억 원어치를 합하면 현재 외국인의 국내 주식 총보유액은 261조6000억 원으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31.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대규모 평가차익을 거둔 것은 외국인이 기조적인 순매도로 돌아서기 시작한 2004년 4분기(10∼12월) 이후 한국 증시가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의 외국인 순매도는 외국인에 편중돼온 국내 증시의 왜곡된 소유구조가 정상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정상적인 차익실현이 아니라 외국인 투자가들이 세계적으로 주식 투자를 기피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