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서원대가 박인목 이사장의 학교 채무 변제 약속 불이행을 둘러싸고 내홍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교수들끼리도 이사장 퇴진과 관련해 대립하고 있다.
이 대학 교수 20여 명으로 구성된 ‘서원대 안정을 바라는 교수 모임(안교모)’은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한 교수회 집행부의 박 이사장 퇴진 결의는 원천 무효”라는 성명을 10일 발표했다.
이들은 “교수회가 중대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재적 회원 3분의 2 출석에 출석 회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5일 치러진 투표는) 전체 회원 162명 가운데 64명(59명 찬성)만 표결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수회 집행부는 그동안 ‘부채 문제는 재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하다가 ‘4년이 넘도록 부채 해결을 못했다’는 이유로 이사장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며 “박 이사장이 이미 상당한 액수의 부동산을 재단의 책임 담보 물건으로 추가 제시하겠다는 견해를 발표했기 때문에 퇴진을 요구할 타당한 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교수회는 6일 “이사장이 발표한 갈등 수습책은 진정성이 없는 위기 모면용”이라며 “박 이사장의 퇴진만이 학원 정상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2003년 협약서 작성 당시 문제가 됐던 27억 원이 손실된 등록금(교비)이냐, 법인 업무 관련 부채냐에 대해서 교육과학기술부에 공식으로 조회한 뒤 교육과학부의 판단과 그에 따른 이행 요구를 수용하겠다”며 담보 물건 추가 제시 등 수습책을 발표했다.
서원대는 1992년과 1998년 강인호 씨와 최완배 씨가 각각 대학을 인수했지만 이들 모두 부도를 내고 해외로 도피해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다 2003년 12월 박 이사장이 학교를 인수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