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손가락 끝으로 물체의 모양과 질감을 인식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쥐는 수염으로 촉각을 느낀다. 어두운 곳에서 사람이 손을 더듬거리며 걸어가듯 쥐는 수염으로 주변 물체를 인식하며 이동하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맥거번 뇌연구소 크리스토퍼 무어 교수팀은 쥐 수염의 미세운동을 고속으로 촬영한 20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또한 관련 연구내용을 과학학술지 ‘뉴런’ 2월 28일자에 발표했다.
쥐가 수염을 더듬거리며 얻은 정보를 뇌로 인식하기까지의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MIT의 신경과학자들은 그 비밀을 푸는 첫 걸음으로 쥐 수염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패턴을 관찰한 것이다.
동영상을 보면 수염 한 올 한 올이 곤충의 섬세한 더듬이처럼 사물을 느끼면서 움직인다. 연구팀의 제이슨 리튼 박사는 “수염의 미세운동이 너무 빨라서 기존 녹화기술로는 촬영하기 힘들었다”며 “움직임을 잡아낼 수 있는 비디오 개발에 여러 해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아래는 초당 3202 프레임으로 촬영한 뒤 약 100배 저속으로 재생시킨 동영상이다.
▲ 동영상 제공 : 미국 MIT 맥거번 뇌연구소(Video courtesy of MIT)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