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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중 찰칵!… “이건 아닌데”

입력 | 2008-03-14 03:00:00


발렌타인챔피언십 첫날 갤러리 매너 실종… 최경주 ‘뒤땅’ 등 부진

앤서니 김 - 황인춘, 1타차 공동 3위

핀크스GC 9번홀(파5·557야드)은 그리 까다롭지 않아 버디 홀로 꼽힌다.

대부분의 선수는 여기서 1타를 줄인 뒤 후반 9홀을 기분 좋게 풀어간다는 전략으로 플레이했다.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 역시 이 홀에서 당연히 버디를 노렸지만 어이없는 훼방 탓에 오히려 보기를 기록했다.

핀까지 87야드를 남기고 세 번째 샷을 하던 순간 갤러리들이 연이어 카메라폰 셔터를 눌러대는 바람에 뒤땅을 쳐 공은 벙커 모래에 깊숙이 박힌 이른바 ‘에그 프라이’ 상태가 됐다. 최경주의 싸늘한 시선은 한동안 갤러리에게 꽂혔고 몇몇은 슬금슬금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었다. 신경이 날카로워진 최경주는 4온 후 2.5m 파 퍼트를 놓쳤다.

13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파72)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1라운드.

세계 5위 최경주는 어설픈 대회 진행과 매너 없는 일부 갤러리에게 시달리며 버디 5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공동 선두 미코 일로넨(핀란드)과 토니 카롤란(호주)과는 4타차.

평일 오후였지만 400여 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닌 최경주는 7번홀(파4) 더블보기도 아쉬웠다. 드라이버가 슬라이스를 낸 뒤 세컨드 샷을 억새가 무성한 수풀에 빠뜨려 언플레이어블 선언으로 벌타까지 받은 끝에 2타를 잃은 것.

최경주는 “팬들이 얼마나 좋아했으면 스윙하는 데도 사진을 찍었겠는가. 이해는 되지만 관전 문화의 국제화를 위해서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경주와 같은 조였던 재미교포 앤서니 김은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보기 없이 4언더파 68타로 황인춘(토마토저축은행) 등과 공동 3위에 올랐다. 제주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양용은(테일러메이드)과 강성훈(신한은행)은 공동 78위(1오버파)에 그쳤다.

이날 코스 곳곳에서 운영 미숙으로 갤러리의 동선을 둘러싼 혼선이 빚어졌고 스코어보드가 잘못 게시되기도 해 빈축을 샀다.

귀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