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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산책]대기오염 中, 올림픽때 인공강우?

입력 | 2008-03-14 03:00:00


중국이 하늘을 움직이려 하고 있다.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 4분 26초) 보유자인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4)가 최근 대기오염을 이유로 2008 베이징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다른 선수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체면을 구길 상황이다.

중국은 ‘최후의 수단’으로 인공강우도 고려하고 있다. 인공적으로 비를 내려 대기오염물질을 씻어내려는 것이다.

중국에는 전국적으로 인공강우를 위한 시설과 인원이 준비돼 있다. 하늘에 화학물질을 쏘아 올려 빗방울이 맺혀 내리게 하는 것이다. 로켓발사대 4687기, 대포 7071문, 전용기 34대가 있고 인공강우를 위한 종사인원도 3만7000여 명에 이른다. 인공강우 실험 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은 지난해에도 올림픽에 대비한 인공강우 훈련을 했다.

인공강우는 성공할까. 기상청 전문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올림픽을 대비해 실시한 인공강우 실험은 소규모였고 원래 목표치의 20%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한 성공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중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보다 훨씬 대규모의 인공강우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대적인 작전을 펼친다면 비를 내리게 하는 양이 늘어날 것이고 이 경우에는 대기오염을 조금은 희석시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인공강우는 두 가지를 목표로 한다. 첫째는 대기오염 희석용이고 두 번째는 맑은 날씨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맑은 날씨를 유지하기 위한 것은 사전에 하늘에 있는 물방울들을 미리 미리 비로 내려 보내 올림픽 기간에는 비가 오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에는 장마전선이 베이징 인근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장마전선이 형성되기 전에 미리 어느 정도의 비를 내려 대기오염을 희석시키는 것은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장마전선을 물리쳐 맑은 날씨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도 중국은 준비한다. ‘지성감천(至誠感天·지극한 정성을 기울이면 하늘도 감동함)’일까. 지켜볼 일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