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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술집 간판도 ‘샤넬’ 이름 못쓴다

입력 | 2008-03-14 03:00:00


일본의 영세한 동네 술집이 세계적 패션 브랜드인 ‘샤넬’을 간판으로 내걸었다 소송을 당해 손해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도쿄지방재판소는 샤넬의 지적재산을 관리하는 스위스법인이 가나가와(神奈川) 현 요코스카(橫須賀) 시내의 ‘스낵 샤넬’ 주인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점포명 사용을 중지하고 250만 엔(약 24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을 지불하라고 12일 판결했다.

도쿄지방재판소는 판결문에서 “(술집 주인이) 샤넬의 고급 이미지를 훼손하고 영업상 이익을 침해했다”며 이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저촉된다고 지적했다. 손해배상액은 술집의 영업규모와 3년이 넘는 상표 사용기간, 변호사 비용 등을 감안해 산정됐다.

술집 주인은 구두변론에 출두하지 않고 답변서도 내지 않아 판결 결과가 확정됐다.

일본에서 ‘스낵’이란 간단한 음식과 주류 등을 파는 영세한 동네 술집을 뜻한다.

이에 앞서 1998년 일본 최고재판소는 30여 년간 ‘샤넬’을 업소 이름으로 사용한 지바(千葉) 현 소재 술집에 대해 점포명 사용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샤넬 일본법인은 그 후 일본 전국에서 샤넬 브랜드를 사용하는 약 300개의 점포를 찾아내 브랜드 사용 중지를 요구하는 경고장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다수 일본인은 “(샤넬 측이) 그런 간판을 용케도 찾아냈다”고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다만 다른 사람이 애써 쌓아온 브랜드의 명성에 편승하는 상표 도용은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어 일본인들은 이번 판결을 당연한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