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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증시 4000도 무너졌다

입력 | 2008-03-14 03:00:00


지난해 10월 6,000 선을 돌파하며 정점에 이르렀던 중국 증시가 13일 5개월 만에 35%가량 빠지며 4,000 선이 붕괴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98.86포인트(2.43%) 하락하면서 3,971.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2006년 1,163.88로 시작해 지난해 10월 16일 6,092.06까지 폭등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이후 하향세를 타고 지난해 11월 22일 5,000 선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2개월여 만에 4,000 선 아래로 맥없이 무너졌다.

지난해 10월 31일 19,531.15로 최고를 기록했던 선전(深(수,천)) 성분지수도 이날 전날보다 405.31포인트(2.82%) 내려가며 13,651.83을 기록해 5개월 만에 30% 폭락했다.

이날 상하이와 선전의 상장회사 주식 가운데 82%인 1267개가 일제히 떨어졌고 이 중 20개는 서킷브레이커(주가가 급락할 때 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제도)가 걸리기도 했다.

중국 증시가 5개월째 폭락을 거듭하는 이유로는 무엇보다도 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열린 당대회 이후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중국 정부는 통화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당대회 후 금리를 한 차례 올린 데 이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네 차례에 걸쳐 15.0%까지 올렸다.

물가불안도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4.8% 올라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올해 1월 7.1% 상승하더니 지난달에는 8.7%까지 올라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차례나 오른 금리가 또다시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세계적인 경기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 폭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무역흑자는 85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7억6000만 달러보다 64% 감소했다.

또 이달 들어 상장기업의 유상증자가 4000억 위안(약 55조3840억 원)에 이르는 등 최근 들어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잇따른 것도 한몫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주식형 펀드의 발행을 허가하고 증권거래세 인하와 사회보장기금 등 각종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를 검토하는 등 주식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최영진 한화증권 상하이사무소 소장은 “현재 중국 증시엔 먹구름만 짙게 낀 상태”라며 “베이징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하락 조정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