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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과 겨루고…朴도 겨누고…박재승 ‘공천 칼끝’ 어디까지

입력 | 2008-03-14 03:00:00


孫 ‘탈락자 전략공천’ 시사에

“내 생각과 분명 다르다” 단호

통합민주당의 공천 내정자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전략공천 문제가 막바지 변수로 떠올랐다.

당 지도부는 “전략공천 권한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며 공천심사위원회를 압박하고 있지만 박재승 공심위원장은 “원칙대로 하자”며 맞서고 있다.

손학규(사진) 공동대표는 13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비리 전력자 등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가 전략공천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일률적으로, 획일적으로 배제가 된다, 아니다라고 얘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부 모 자르듯 하는 게 정치가 아니다”라며 공천 탈락자도 전략공천을 통해 회생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박 위원장은 이날 공심위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제 생각과 다르다. 분명히 다른 말인데 더는 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현행 당규상 전략공천은 손 대표와 박상천 대표, 박 위원장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박 위원장은 합의가 안 되면 사실상 공심위 안대로 전략공천 지역과 후보자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두 공동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와 박 대표는 최근 ‘금고 이상 형 확정자 배제’ 원칙으로 예비후보가 탈락한 지역과 현역 의원이 탈당 혹은 불출마를 발표한 곳 등 30곳 안팎의 지역구를 전략공천 대상으로 정해 박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 가운데 광주 3곳과 전남북 각 1곳은 옛 민주당계 전현직 의원들을 구제하기 위해 박 대표 몫으로 배정됐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명분과 원칙에서 밀리는 당 지도부가 공심위를 상대로 ‘현실정치’를 어떻게 이해시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박상천 대표, 서울 출마하라” 압박

결국 고흥-보성 2배수 후보로

전남 고흥-보성에 공천을 신청한 박상천(사진) 통합민주당 공동대표가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의뢰한 지역구 내 여론조사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공심위원은 13일 밤 “그 지역은 박 대표와 장성민 전 의원으로 2배수 압축됐고 현재 마지막 여론조사를 남겨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당의 공동대표로 당초 어렵지 않은 공천을 예상했으나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되었다. 경선은 100% 여론조사 결과로만 결정되며 조사의 객관성을 위해 조사시점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현재 당 지도부의 다른 사람들은 지역구(손학규 대표, 정동영 전 대선 후보) 및 비례대표(강금실 최고위원) 출마가 확정된 상태다.

박 대표와 경합을 벌였던 이 지역의 현역 신중식 의원이 낙천됐다는 사실이 13일 새벽 공개되면서 이날 당 일각에서는 손쉬운 공천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공천심사 초반 공심위로부터 ‘서울 출마’를 요구받으며 압박을 받았었다. 호남지역에서 4선을 지낸 박 대표에게 당선이 사실상 보장되는 ‘고향 공천’ 대신 서울 출마를 통해 탈출구를 찾을 것을 주문했다는 이야기다. 공심위 관계자는 “박 대표가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에게 일대일 여론조사를 통한 해법이 제시되기 전까지 미묘한 물밑 흐름이 있었다.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12일 기자들에게 “박재승 공심위원장이 공천심사 초기에 당 핵심부에 박 대표의 당내 역할에 의문을 표시했다”는 비화를 공개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그런 (박 대표의 호남지역구 배제) 움직임이 있는 게 맞다”고 확인했다.

실제로 박 대표를 압박하는 공개 발언도 이어졌다. 박 위원장은 12일 YTN에 출연해 “당 지도부라고 해서 공천 배제 원칙이 달라질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박경철 공심위 홍보간사가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심사위원에 따라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도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박 대표는 당시에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민주당을 분열시켰다”고 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탄핵을 주도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