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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안윤정 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입력 | 2008-03-15 02:49:00

안윤정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뤄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인력의 활용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이명박 정부는 ‘여성 기업 프렌들리’ 정책으로 여성 경제인의 부흥기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제 기자


“여성 경제인이 쑥쑥 커야 국가 경쟁력이 강화됩니다.”

안윤정(61)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뤄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경제인이 역할을 하지 않고는 이명박 정부가 내건 ‘747(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강국 진입)’을 실현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밝혔다.

13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안 회장은 매달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여경협은 1977년 설립된 국내 최대 여성경제단체로 회원이 1700여 명에 이른다.

안 회장은 “여성 인력의 활용은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것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1990년대 말 벤처기업 육성정책을 통해 벤처 붐이 일었듯이 이명박 정부는 ‘여성 기업 프렌들리’ 정책으로 여성 경제인의 부흥기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기업의 수는 많지만 규모가 영세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경협이 지난해 중소기업청과 함께 실시한 ‘여성 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기업은 모두 110만7594개로 전체 기업의 34%나 된다. 이 가운데 법인은 1.4%이고 나머지는 개인기업이다.

“남편이 사망하거나 사업에 실패해 준비 없이 생활전선에 뛰어든 ‘생계형’ 여성 경제인이 상당수입니다. 이들은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남성 경제인들에게 밀리지요.”

그는 여성 경제인에 대한 ‘배려’를 호소했다.

“여성 경제인들은 판로 개척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남성에 비해 사업 정보가 부족하고 접대 문화에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남성과의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질 때까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줘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구매의 5%를 여성 기업에 할당하는 방안의 법제화를 제안했다. 미국 의회는 1994년 정부계약의 5%를 여성 기업에 주는 연방정부구매합리화법을 제정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금 조달도 여성 경제인이 겪는 어려움이라고 했다.

“서민에게 담보 없이 싼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하는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성들은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부도율이 낮고 대출금의 연체율도 낮은 편입니다.”

재계의 화두(話頭)인 ‘규제 완화’와 관련해 안 회장은 “여성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여성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따로 건의할 생각은 없다”며 “중소기업 발전 여건이 조성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여경협의 주요 사업으로 여성 경제인들에게 정보 제공, 판로 개척, 창업보육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여성비즈니스센터’ 운영 활성화와 보육인력 재교육을 내걸었다.

“여성 인력의 경력 곡선을 보면 ‘M’자형입니다. 미혼 때는 취업자 수가 많지만, 자녀를 양육하는 시기에는 취업 인원이 뚝 떨어지고 자녀가 성장하고 나서야 식당 등에 비정규직으로 취업하지요.”

고급 여성 인력이 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워킹 맘’의 보육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보육 관련 일자리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여성 기업인의 위상을 높여 여경협을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와 어깨를 겨루는 경제단체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안 회장은 ‘패션’보다는 복식이나 의상이라는 단어가 친숙하던 1975년 ‘안윤정 부띠끄’를 열어 패션시대를 연 패션디자이너 1세대다. 의류직물학을 전공한 큰딸 유한나 씨 등 자녀(1남 2녀)들과 이탈리아 기업처럼 가족이 운영하는 패션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안윤정 회장은

△1947년 대구 출생 △1965년 서울여고 졸업 △1969년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1975년 안윤정 부띠끄 매장 오픈 △1991년 한국패션협회 부회장 △1994년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회장 △2007년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