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공교육 망가뜨릴수 있어”
서울시의회 18일 본회의 열어 처리
서울시의회가 학원의 24시간 교습을 허용하는 내용의 조례를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기로 했지만 반대 여론이 거세 원안대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최근 학부모와 교육 관련 단체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서울시의회의 ‘학원 24시간 교습’ 허용 조례안과 관련해 “정부가 제안하는 것은 공교육을 진작하는 것이고 학교에 자율을 주자는 것이지 학원에 자율을 주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 교육의 자유라고 하는 것은 그런 자율화(학원 24시간 교습)가 아니고 공교육을 신장하기 위한 학교의 자율화”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원 춘천시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학생들이 학원에 24시간 매달리면 경쟁이 새벽까지 이어지고 다음 날 학교 가면 졸게 되고, 이렇게 되면 오히려 공교육을 망가뜨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이날 간부회의에서 “학원 교습 시간은 학원 운영에 관한 법 규정과 학생 건강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하며 교습을 24시간 허용하려는 움직임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는 이날 오후 상임위원회를 열어 12일 통과시킨 ‘서울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재심의할 계획이었으나 회의 개최 여부를 놓고 의원들 사이에 찬반이 엇갈려 회의를 열지 못했다.
교육문화위는 정식 회의 대신 간담회를 갖고 이 개정안을 당초 예정대로 18일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본회의에서는 이 개정안을 놓고 원안 가결, 수정안 가결, 상임위 재회부, 보류 등 네 가지 방안을 놓고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지만 이 대통령과 김 장관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교육계 안팎에서도 거세게 반발해 원안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