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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ravel]브랜드 이야기/마세라티

입력 | 2008-03-17 02:53:00


‘스피드+안락’ 스포츠세단의 황태자

“스피드와 안락함을 한꺼번에….”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인 ‘마세라티’가 표방하는 제품 콘셉트이다. 속도를 중시하는 스포츠카와 편안한 승차감을 강조하는 고급 세단 이미지를 함께 갖춘 ‘럭셔리 스포츠 세단’이라는 얘기다.

주행성능은 뛰어나지만 매일 편하게 타고 다니기 힘든 슈퍼카 ‘페라리’. 운전 재미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일상생활에서 실용적으로 탈 수 있는 ‘벤츠’. 두 브랜드 사이에서 고민하는 고객을 겨냥한 ‘틈새 상품’인 셈. 현재는 같은 피아트그룹에 속한 페라리의 형제 브랜드이기도 하다.

마세라티도 시작은 경주용 스포츠카였다. 191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마세라티가(家) 다섯 형제가 회사를 설립했을 때는 경주용 자동차 제작 및 수리가 주 업무였다. 1926년 자체 경주용 모델이 지역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각종 자동차 경주대회를 500여 차례 석권하면서 ‘명품 스포츠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1947년 마세라티 형제들이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생산 전략이 바뀌었다. 회사를 인수한 오르시 가문이 스포츠카 생산만으로는 수익성을 높일 수 없다고 보고 일반 도로용 자동차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스포츠카의 뛰어난 주행 성능을 유지한 채 승차감을 개선하고, 트렁크 공간을 만드는 등 고급 세단 기능을 덧붙였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모델이 마세라티 최초의 도로 주행용 차량인 ‘A6 1500 스포츠’로 자동차 애호가들로부터 폭 넓은 사랑을 받았다. 명품 반열에 들어가는 스포츠카를 일반 도로에서 실용적으로 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결과였다.

A6 1500 스포츠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마세라티는 ‘세브링’, ‘미스트랄’, ‘콰트로포르테’ 등 후속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며 럭셔리 스포츠 세단 업체로 변신했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들은 마세라티가 여전히 ‘최고성능 스포츠카’ 이미지도 남아 있다고 입을 모은다. 페라리에 버금가는 차량 성능은 물론 맞춤 주문에 따라 수작업으로 만드는 전통적인 생산방식으로 ‘희소성’을 유지하기 때문. 여기에다 1990년대 말 이탈리아 대통령의 공식 의전 차량으로 선정되는 영광도 얻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