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가 160m로 현재 세계 최대의 요트로 꼽히는 ‘두바이’호. 그러나 길이 162m의 ‘이클립스’호의 건조가 끝나면 1인자 자리를 내줘야 한다.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재력 뽐내고 ‘시세차익’ 재테크도 노리고
인도 러시아 신흥 부자들 가세
고가로 빌려줘 유지비 충당도
《세계 경제가 휘청거려도 세계적인 초갑부들(Super Rich)의 ‘메가 요트(초대형 요트)’ 소유 경쟁은 지칠 줄 모른다고 16일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요트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통치자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총리가 소유한 1만1600t급 ‘두바이’호. 길이만 160m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 독일에서 건조되고 있는 162m짜리 ‘이클립스’호가 완성되면 ‘두바이’호의 1인자 명성도 사라지게 된다. ‘이클립스’호를 만들고 있는 조선소 측은 배의 주인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잉글랜드 축구팀 첼시를 인수한 러시아의 부호 로만 아브라모비치 씨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고급 요트잡지 ‘쇼보트 인터내셔널(ShowBoats International)’은 지난해 9월 1일 현재 건조 중인 매머드급 요트는 총 916척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는 1997년보다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초대형 요트의 소유자들은 주로 정보기술(IT)업계의 임원진이나 신흥 사업가라는 게 요트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라클의 로렌스 엘리슨 회장은 138m 길이의 ‘라이징 선’호를,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 씨는 127m 길이의 ‘옥토퍼스’호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인도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 신흥국가의 거부들이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메가 요트는 부를 자랑하는 과시용일 뿐만 아니라 재테크용이기도 하다.
요트 건조 기간은 최소 2년에서 길게는 4년까지 걸린다. 최근 갑부들의 요트 열풍 때문에 요트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는 추세. 지난 2년 동안 대형 요트 가격이 10∼20% 올랐기 때문에 요트가 건조되자마자 다른 부자에게 팔아 차익을 남기는 이들도 생겼다.
몇몇 소유자는 비싼 유지비를 임대 수익으로 보충하기도 한다. 실리콘밸리의 한 경영자는 자신 소유의 ‘마티즈 팰컨’호를 1주일에 55만5000달러를 받고 빌려주고 있다. 연료비나 식음료비, 선원들의 인건비는 별도다.
요트 전문지 ‘요트 리포트’의 토크 버클리 씨는 “사실 요트 길이가 100m를 넘으면 너무 커서 친밀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뽐내고 싶어 하는 부자들의 심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메가 요트가 속속 등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