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옛 민주당계가 소외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린 박상천 공동대표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옛 민주당계 인사들도 비대위 구성 “공천 무효”
박재승 공심위원장 “이미 다 끝난 얘기” 일축
‘통합민주당, 이번엔 박상천의 난?’
민주당 경선지역 25곳의 여론조사 결과가 17일 밤 11시까지 발표되지 않자 민주당 안팎에서는 ‘혹시 박상천 대표가 또…’라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이럴 정도로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박 공동대표는 자파 정치인 공천을 위해 생존 투쟁과 몽니 사이를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날 아침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한 듯 “제가 제출한 전략공천 문제에 대해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합당 전 민주당을 ‘원(元) 민주당’으로 지칭하며 “원 민주당은 지난 5년간 가장 피해를 많이 본 야당으로 있었고 그 바람에 많은 유능한 사람이 경력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합당 후 원 민주당 인사들이 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어 이를 전략공천으로 보완하려 했다는 것. 이를 합당 합의문에서 ‘균형 있는 공천’이라고 표현했다는 주장이다.
박 대표는 “균형 있는 공천을 위해 처음 9곳을 선정했지만 5곳으로 줄였는데 이것도 지연시키고 이제는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면서 “지금 (5곳에) 거론되는 사람들은 (원 민주당에 대한) 공을 생각해서 명단에 넣은 것인데 마치 특수한 관계처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25개 지역구 경선 결과에는 박 대표가 요구한 ‘호남 5곳’에 대한 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는 또 “이 문제는 금명간 제가 결단할 것”이라면서 “균형 있는 공천이 왜 중요한지,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심사숙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박 대표의 발언 직후 옛 민주당계는 ‘균형공천 쟁취를 위한 원 민주당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고 △공심위 공천 무효 △공심위원 사퇴를 요구했다.
비대위는 “공심위의 개혁공천은 1, 2차 공천자 압축과정에서 외부 인사 7인에 의해 ‘밀실 코드’, ‘도로 열린우리당’ 공천이 됐다”면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재승 공심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다 끝난 얘기”라면서 박 대표 등 옛 민주당 측의 요구를 일축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