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곳중 58곳 신청자 없어… ‘비례 의석표’확보 비상
‘실탄’ 약속해야만 후보자 나올판… 자금 없어 고민
‘내기는 내야 하는데….’
통합민주당이 4·9총선 영남권 공천자 선정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전체 245개 선거구 중에서 민주당 공천 신청자가 있는 곳은 176곳. 특히 영남권은 68개 선거구 중 58개 선거구가 무더기 공백 상태다.
이들 선거구는 지역구 당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해 포기할 수도 없는 곳이다.
비례대표는 ‘의석할당정당(지역구 후보 투표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하거나 정당 투표에서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받은 정당)’ 요건을 갖춘 정당의 정당 투표 총수를 일정 비율에 따라 배분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후보를 내기도 어렵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를 치르려면 기탁금 1500만 원을 포함해 사무실 운영비 및 인건비, 각종 홍보물 제작, 차량 유지비 등이 드는데 영남권에서 과연 자기 돈을 써 가면서 출마할 사람이 있겠느냐”면서 “후보를 낸다면 당이 상당한 지원을 해 줘야 하는데 그만한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
물론 15% 이상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 보전 대상은 전액 돌려받지만 영남권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총선이 끝난 뒤도 고려해야 한다. 총선 직후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당의 고위 관계자는 “공천자는 대부분 총선이 끝난 뒤 그대로 지역위원장이 되고 이들의 손에 지역대의원이 선정된다”면서 “전당대회를 생각하면 총선이 급하다고 아무나 공천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벌써 일부 인사가 차기 당대표를 노리고 이들 공백 지역구에 자기 사람을 출마시키려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이들도 엄연히 ‘공천자’인 만큼 공천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아직 전략공천, 비례대표 선정도 못한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