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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파주시-국방부 반환 美기지 ‘땅싸움’

입력 | 2008-03-19 02:56:00


미군기지로 활용되다 지난해 한국 정부에 반환된 경기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캠프 그리브스 터를 놓고 파주시와 군 당국이 갈등을 빚고 있다.

이 터를 남북 문화예술 교류시설로 개발하려는 파주시의 계획에 군 당국은 전략상 중요한 지역이라 한국 군부대의 주둔이 필요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파주시는 캠프 그리브스 터 25만 m²에 주변 땅 61만6000m²를 더해 공연장과 전시장, 실내체육관, 비즈니스센터 등을 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파주시는 이 땅을 남북 문화교류는 물론 제3국과 북한의 문화교류도 담당하는 전진 기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캠프 그리브스 주변으로는 도라산역과 도라산전망대, 임진각 등의 시설이 이미 자리 잡고 있으며 주민 거주지역인 통일촌과 해마루촌까지 조성돼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미군 공여지를 남북 교류 협력의 장으로 재탄생시키는 것보다 더 좋은 활용방안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군내면 주민들도 이달 초 청와대와 국방부 등에 탄원서를 보내 “50여 년간 미군 주둔으로 피해를 보았지만 국방을 위해 감수해 왔다”며 “반환되면 지역 발전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다시 군부대가 주둔한다는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파주시 이·통장연합회 역시 비슷한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시 면적의 93%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군 시설을 줄여야 지역 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주민들 사이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 당국의 방침은 강경하다.

군 관계자는 “임진강변에 자리 잡은 전략적 요충지라 경계근무를 위해서는 반드시 부대 주둔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경계 부대 주둔 이외 다른 방안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