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못구해 우즈베크 대표로 뛰는 유선혜
“유선혜, 라밀 사르쿨로프. 우즈베키스탄.”
검은 머리의 여자와 파란 눈의 남자가 19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아이스댄싱 컴펄서리 댄싱(지정곡)에서 세 번째 연기자로 나섰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10여 명의 관중은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검은 머리의 연기자는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아이스댄싱 대표 선수 유선혜(24·사진). 그는 이번 대회 여자 싱글에 참가한 김연아(18·군포 수리고) 김나영(18·연수여고) 등 3명의 한국인 중 한 명이다.
그는 1996년 12세 때 미국으로 피겨 유학을 떠나 2002년 아이스댄싱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귀국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남자 파트너를 구하기 쉽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사르쿨로프(27)를 만나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태극 마크를 달고 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국내 규정상 외국인 파트너는 국가대표로 인정하지 않아 파트너의 권유로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사르쿨로프와 호흡을 맞춘 지 6개월째인 그는 이번 대회가 세 번째 공식대회. 그는 “아직 성격파악도 못해 사소한 일에 자주 싸우기도 한다. 그래도 점점 호흡이 맞아가고 있어 다행이다”며 웃었다.
함께 이번 대회에 출전한 김연아 김나영과는 출전 종목이 달라 만나보지는 못했다. 그는 “김연아 덕분에 피겨가 관심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꼭 한 번 만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한결같다. 그는 “2011년 동계 아시아경기대회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 물론 한국 대표로 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예테보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