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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정씨 자백 “아이들 집으로 데려가 목 졸라”

입력 | 2008-03-20 03:03:00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 용의자 정모 씨가 1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말했다. 안양=연합뉴스


경기 시흥시 정왕동 군자천에서 발견된 토막 난 어린이 시신은 우예슬(8) 양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19일 우 양 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정모(39)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이날 정 씨 집 화장실과 정 씨의 집 부근 공터에서 발견한 쇠톱에서 우 양의 혈흔을 찾아냈다. 또 정씨 집 주변에서 찾아낸 또 다른 쇠톱에서 이혜진(10) 양의 혈흔도 찾아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DNA 확인 결과 시신과 화장실, 쇠톱에서 발견된 혈흔이 우 양, 이 양의 것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반항해서 죽였다’=정 씨는 이날 수원지방법원 고홍석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집에서 소주 2병가량을 마시고 술에 취해 차를 몰고 가다 아이들이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반항해서 집에 데려가 목 졸라 죽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검거될 당시 ‘나는 모른다’며 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던 정 씨는 이후 ‘내가 죽였다’→‘교통사고였다’→‘반항해서 죽였다’로 진술을 계속 바꾸고 있다.

정 씨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듯 실질심사 전 기자들의 질문에 “(이 양과 우 양의 가족들에게)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 씨, 부녀자 성폭행 추가 확인=경찰은 정 씨가 2005년 12월 3일 군포시 금정역 먹자골목 내 모 전화방에서 일하는 도우미 A(당시 50세) 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양손을 묶은 뒤 성폭행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당시 A 씨에게서 모든 사실을 확인했으나 A 씨가 처벌을 원치 않아 정 씨를 사법처리하지 못했다.

A 씨가 일한 전화방은 2004년 7월 17일 정 씨와 마지막으로 전화한 뒤 실종된 부녀자 B(당시44세) 씨가 일했던 전화방과 인접해 있다.

경찰은 이들 사건과 함께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실종사건에 정 씨가 관련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 영상 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2006년 12월부터 2007년 1월 사이 경기 남부지역에서 실종된 부녀자 4명 중 수원시에서 실종된 노래방 도우미 박모(당시 37세) 씨는 2007년 5월 8일 안산시 사사동 야산에서 암매장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러나 군포에서 실종된 또 다른 노래방 도우미 배모(당시 45세) 씨와 화성시 신남동에서 실종된 회사원 박모(52) 씨, 수원시 권선구에서 실종된 여대생 연모(20) 씨의 행방은 아직 묘연한 상태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안양=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