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우주인으로 결정된 이소연(30) 씨는 19일 “앞으로 20일간 체력과 건강을 철저히 관리해 우주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이날 오전 11시(현지 시간) 예비탑승자 고산(32) 씨와 함께 모스크바 동북쪽 가가린센터에서 우주인 훈련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러시아 TV, 일간지 코메르산트를 비롯한 러시아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 전 세계 언론사 기자 120여 명이 참석해 이 씨의 발언과 훈련 종료 축하행사를 현장에서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은 특히 훈련 막바지에 우주인 후보가 규정 위반으로 교체되면서 탑승 우주인이 한국의 여성 과학도가 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라는 점을 항상 잊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무중력 상태에서 어린이 교육용 실험에 주력할 것입니다.”
땀에 젖은 훈련복을 벗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나온 이 씨는 영어와 러시아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기자들의 소나기 질문에 여유 있게 답변했다.
이 씨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다른 나라 우주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이를 컴퓨터 저장장치에 담아 나중에 인터넷에 올리고 싶다”며 “김치 외에 10가지 한국 음식을 국제우주정거장에 가져가 팀원들에게 맛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우주인 고 씨는 이날 “규칙 위반으로 한국 우주인이 교체되는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러시아 측 관계자와 한국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규칙을 어길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단순히 비행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기 원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발언은 이날 러시아 국영TV를 통해 러시아 전역에 생중계됐다. 유인 우주선 발사에 관심이 많은 일본과 유럽 언론들도 주요 뉴스로 본국에 회견 내용을 타전했다.
이 씨는 20일부터 24일까지 모스크바 근교 휴양지에서 휴식을 취한 뒤 25일 최종 의학 검진을 받는다. 건강상 문제가 없을 경우 그는 4월 8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발사되는 우주선 소유스 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떠난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